넷마블의 내년 신작은 인기 원천 IP를 기반으로 하거나 기존 흥행작을 리메이킹한 게임이 주를 이룰 예정이다. 올해 비용 효율화로 흑자 전환을 이룬 만큼 내년에도 흥행 보장성 신작을 주력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이 2025년 출시 예정인 자체 개발 게임은 총 9종이다. 이 중 6종은 기존 인기 게임, 드라마, 웹툰 등 IP가 기반이다. 2종은 과거 흥행작을 리메이킹한 게임이다.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킹 오브 파이터(KOF) AFK’는 일본 SNK사의 ‘킹 오브 파이터즈’ IP를 기반으로 한 캐릭터 수집형 RPG다. 킹 오브 파이터즈는 1994년 출시돼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 대전 격투 게임이다. 같은 시기 출시 예정인 ‘RF 온라인 넥스트’는 ‘RF 온라인’의 후속작이다. RF 온라인은 2004년 CCR이 개발한 게임으로, 지난해 9월 서비스 종료했다.
넷마블은 글로벌 메가IP를 활용한 신작도 선보인다. 상반기 출시 예정인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는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즌4’ IP를 기반으로 한 오픈월드 액션 RPG다. 왕좌의 게임은 HBO 역사상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다. 한때 미국 내 동시 시청자 수가 1700만명에 달했다.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도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원천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은 비용 대비 높은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고 기획 단계에서도 인력 소모가 적다. 또한 최근 AAA급 게임 개발비 급증으로 손익분기점이 높아진 가운데 유저 유입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경기 부진 영향으로 소비 심리가 악화돼 검증된 IP나 입소문 난 게임이 아니면 게임 이용자는 신작 구매를 꺼리게 된다”고 짚었다.
넷마블은 올해 인건비와 플랫폼 수수료를 줄여가며 흑자 문턱을 넘은 만큼 리스크가 적은 신작을 대거 출시해 내년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메가IP 기반 게임의 경우 이미 넷마블의 효자로 역할하고 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매출을 끌어오기 유리해서다. 지난해 기준 넷마블 게임 중 마블 유니버스 IP를 기반으로 한 ‘마블콘테스트오브챔피언’이 2696억원으로 가장 높은 매출을 냈다. ‘일곱 개의 대죄 키우기’와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도 같은 기간 1500억원의 매출을 내 상위권에 위치했다. 내년 출시 예정인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이 이들과 같은 IP를 기반으로 한다.
넷마블의 지난 10여년을 이끌었던 과거 흥행작은 리메이킹돼 출시된다. 장수 게임은 후반부에 업데이트와 신규 유저 유입이 어려워지며 저수익 구조가 고착화되는데, 이를 리메이킹해 재출시하면 초기 유입 효과와 수익 증대를 노릴 수 있다.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세븐나이츠 리버스’는 모바일 RPG ‘세븐나이츠’의 후속작이다. 세븐나이츠는 서비스 종료된 올해 8월까지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가 6000만건에 달한다. 지난해 11월 서비스 종료된 수집형 액션 RPG ‘몬스터 길들이기’도 ‘몬길: 스타 다이브’로 재출시된다.
크로스 플랫폼 기조도 확장한다. 특히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나혼렙)’의 스팀 버전이 내년 하반기 출시된다. 콘솔 버전은 내후년 출시 예정이다. 나혼렙은 올해 5월 출시 당시 큰 인기를 끌며 올해 2분기 넷마블 게임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이를 글로벌 유통 플랫폼인 스팀과 콘솔 버전으로 확대하며 유저 접근성을 더 높이겠다는 의도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11월 1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4’에서 “앞으로의 게임 시장 트렌드는 멀티플랫폼과 트랜스미디어를 중심으로 흘러갈 것이다”라며 “넷마블도 향후 이러한 전략을 중심으로 게임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홍찬 기자 hongch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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