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국내 클라우드관리서비스(MSP) 기업 3사(메가존클라우드, 베스핀글로벌, 메타넷티플랫폼)가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외연을 확장하고 수익성을 개선해 상장 심사 시 유리한 평가를 받기 위해서다. MSP는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클라우드 기업의 인프라와 서비스를 대신 관리하고 최적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기술력을 가진 기업의 경우 재무상태가 좋지 않아도 상장이 가능한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활용할 수 있지만, ‘파두’ 사태를 기점으로 기술특례 기업의 심사가 까다로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MSP 3사는 현재까지 기술특례상장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MSP 기업들은 AWS, 구글, MS 등 대형 고객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이를 줄이기 위해 IPO를 통한 투자 유치로 수익처를 다변화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현재 MSP 3사는 수익성이 낮거나 적자 상태이다.
베스핀글로벌, 메타넷티플랫폼의 M&A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반면, 메가존클라우드는 현재 진행 중인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 지분 인수 논의가 교착 상태에 접어들었다.
◇ 메타넷·베스핀글로벌, 해외 기업 인수로 판로 개척
26일 업계에 따르면 메타넷티플랫폼은 이달 싱가포르 IT 기업 에미넷을 인수했다. 에미넷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에서 IT 인프라·네트워크 구축 및 운영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주요 글로벌 호텔 체인과 대형 리조트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메타넷티플랫폼은 아시아 주요 국가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와 신시장 진출을 위해 M&A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메타넷티플랫폼은 지난 9월에는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 기업 노스스타컨설팅을 인수했다. 노스스타컨설팅은 어도비의 파트너사로 주요 기업 콘텐츠 제작 및 관리 자동화 사업 등을 하는 기업이다.
베스핀글로벌은 지난달 일본 IT 기업 서버웍스와 세운 현지 합작법인 지젠을 통해 일본 MSP 기업 탑게이트를 인수했다. 탑게이트는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 자격을 획득한 기업으로, 현지 고객사에 구글 클라우드 솔루션과 맞춤형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지원하는 기업이다. 지젠은 이번 합병을 통해 고객사를 1000곳까지 늘리게 됐다.
반면 메가존클라우드는 고팍스 인수 추진이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메가존클라우드는 바이낸스의 고팍스 지분 67% 중 58%를 사들인다는 계획이었다. 적자를 만회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 가상자산 회사에 투자를 추진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지난 6월부터 진행 중인 고팍스 인수 협상은 현재까지 진전을 보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팍스의 1000억원이 넘는 부채로 메가존클라우드 내부에서도 지분 인수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고팍스가 부채로 존폐 위기에 처한 만큼 당장 메가존클라우드에 수익을 가져다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내년 IPO 목표 MSP 3사, 수익성 확대 숙제
베스핀글로벌과 메타넷티플랫폼은 내년 하반기 증시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2025~2026년 내 IPO를 목표로 하고 올해 7월 주관사 선정을 마친 상태다. 그러나 3사의 재무상태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의견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메가존클라우드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690억원으로 전년(346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베스핀글로벌은 같은 기간 15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3사 중 유일하게 메타넷티플랫폼이 흑자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5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매출 4099억원에 비해 1%도 안되는 금액이다.
국내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면서 시장 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2년 국내 클라우드 부문 전체 매출은 5조8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6% 늘었고,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기업 수도 2694개로 전년 대비 150여개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채효근 IT서비스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국내 클라우드 업체 중에는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곳이 많아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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