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충칭=홍석준 기자] BYD는 세계 전기차 판매 1위임과 동시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도 2등에 위치한다. 회사의 뿌리가 ‘배터리’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난 1996년 리튬이온 배터리 연구에 돌입한 BYD는 2000년과 2002년 휴대폰 제조사 모토로라, 노키아에 차례로 배터리 납품을 시작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자동차 배터리 사업은 2008년부터다.
사업 초기 부침을 겪기도 했으나 연구인력 영입과 연구개발 강화를 통해 다양한 제품군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2019년에는 배터리산업 밸류체인 구축을 통한 기술,품질,제조,생산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분 100%를 보유한 배터리 자회사 핀드림스배터리를 세워 운용 중이다.
이중 BYD의 핵심 제품인 블레이드 배터리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얇은 패키징에 담은 게 특징이다. LFP 블레이드 배터리는 낮은 표면 온도와 산소 방출 방지 등을 통해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배터리와 기존 LFP 배터리 대비 강도와 안전, 수명 측면에서 이점을 보인다.
심지어 핀드림스배터리는 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충돌로 인한 심한 배터리 손상에도 불이 나지 않는다며 산업 전체 표준 안전을 재정의할 정도라고 내세웠다.
실제 방문한 중국 충칭시에 위치한 BYD 핀드림스배터리 공장 LFP 블레이드 배터리 공장의 위용은 대단했다. 180억 위안 (한화 약 3조 5,000억원)을 투입해 2020년 준공한 공장은 30만 평 규모로 1,2공장으로 나뉘어 1공장은 6초마다 1개의 셀을, 2공장은 3초마다 1개의 셀을 생산한다.
이날 한국 기자단이 직접 견학한 공장은 1공장. 먼지 한 톨 찾아볼 수 없는 공장 내부는 다양한 생산 설비로 가득 차 있었다. 공정은 100% 자동화였다. 사람은 단지 설비 과충전, 과전류, 열확산이 일어나지 않도록 감독하는 역할만 맡았을 뿐이다.
핀드림스배터리 측은 “엄격한 안전기준을 유지하기 위해 공장 내부는 머리카락 굵기보다 작은 미세먼지 하나 유입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한다”면서 “습도는 1퍼센트(%) 미만(공장 외부 일일 평균 습도 60~80%)으로 제한하고, 온도도 25도(°C)로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 정밀도에 대해서는 “가령 셀 끝부분에 있는 1미터(m) 자극편의 허용 오차는 ±0.3밀리미터(mm) 이내이며, 개별 점착 공정은 0.3초 이내 끝낼 정도로 신속·정확하다”며 “고정밀 센서, 수백 대의 로봇, 시뮬레이션 시스템, 엄격한 기준을 준수하는 품질 관리 시스템 등 각각의 부문이 매우 높은 기준에 따라 운용하는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생산한 LFP 블레이드 배터리는 슈퍼 강도, 슈퍼 안전, 슈퍼 저온 성능, 슈퍼 수명, 슈퍼 주행 거리, 슈퍼 코스트, 슈퍼 파워 등 여러 장점을 지닌다”고 덧붙였다.
LFP 블레이드 배터리는 현장에서 이뤄진 못 관통 시험에도 연기나 화재가 일어나지 않았다. 표면 온도도 60°C를 넘지 않았다. 같은 조건에서 NCM 삼원계 배터리는 관통 즉시 폭발했고, 표면 온도는 500°C를 초과했다.
기존 LFP 배터리의 경우도 불길에 휩싸이지는 않았으나 표면 온도가 200°C 이상으로 올랐다. 반면 LFP 블레이드 배터리는 압착 및 굽힘, 용광로 300°C 가열, 260% 과충전과 같은 극한 시험에서도 별다른 이상 현상은 없었다. 다시 말해 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화재 발생 가능성이 적다는 얘기다.
BYD 아시아·태평양자동차판매사업본부 홍보책임자 다니엘은 앞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단 전기차 화재 건수는 0건에 수렴한다”며 “동일한 배터리를 단 KG모빌리티의 토레스 EVX는 10년·100만km 보증을 제공하는 걸로 안다”고 답했다. 이처럼 높은 안전성을 뽐내는 LFP 블레이드 배터리는 내년 상반기 국내 출시될 BYD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 중형 전기 세단 씰 등에 들어간다.
핀드림스배터리는 “다수의 완성차 제조사가 이곳 충칭 공장에서 생산한 LFP 블레이드 배터리 관련 협력을 희망하고 있다”면서 “이런 협력을 통해 상호 이익이 되는 결과를 도출하고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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