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일본에서 사회 문제를 발생시킨 전설적인 게임이 있었다.
당시 출시됐던 ‘드래곤 퀘스트 3’는 학생이 게임 구입을 위해, 혹은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학교에 등교하지 않는 일이 있으니 주의하라는 안내문을 가정으로 보내는가 하면 게임 매장에는 긴 행렬이 이어졌고 ‘드래곤 퀘스트 3’와 악성 재고 게임을 끼워팔기하는 등 여러 사회 현상을 불러왔다.
그 ‘드래곤 퀘스트 3’가 이번에는 HD-2D 그래픽으로 재출시됐다. ‘드래곤 퀘스트 3’는 높은 명성으로 이미 여러번 재출시됐지만 이번에는 HD-2D 그래픽과 편의 기능 추가, 그리고 새로운 요소를 추가화여 게이머들을 30여년 전 추억을 재소환시키고 있다. 당시 10, 20대였던 사람들이 이제는 50, 60대가 됐기 때문에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이 게임을 즐기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게임이 과거 추억팔이만 하는 게임은 절대 아니다. 재미있는 명작은 시대를 초월한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드래곤 퀘스트 3’는 JRPG의 기틀을 완성시킨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자유로운 파티 구성과 다양한 전직 시스템을 통해 이 게임은 JRPG에 자유도를 선사했고 이는 다른 게임에 많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특히 숨겨진 요소가 상당했으며 마지막 보스 부분에서는 놀라운 반전을 보여주면서 이 게임은 인터넷이 없던 당시에는 그야말로 까도 까도 끝없는 양파 같은 게임이었다.
그 놀라운 재미는 지금 시대에서도 여전한 것 같다. HD-2D 그래픽으로 재탄생한 ‘드래곤 퀘스트 3’는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 플레이해도 손을 놓지 못하게 만들었으니까. HD-2D 그래픽 덕분에 과거의 향수도 느낄 수 있고 스퀘어에닉스 전매특허가 된 HD-2D 그래픽은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고 추억과 현대의 감성을 모두 느끼게 한다. 일부 원작과 다른 부분이 있으나 새로운 직업 마물 조련사의 추가와 편의성이 좋아졌다. 덕분에 올드한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불편함은 거의 신경 쓰지 않고 플레이할 수 있다. 전투는 배속 플레이가 가능하며 다음 진행해야 할 부분을 지도에서 표시해 주는 등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개선됐다.
게임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면 전사 오르테가의 아들인 주인공은 16살 생일을 맞아 중대한 임무를 맡는다. 그것은 바로 아버지 오르테가의 유지를 이어 받아 어둠의 나라에 나타난 마왕 바라모스를 물리치는 것이다. 주인공은 함께 모험을 떠날 동료를 모집하고 본격적인 모험을 시작한다. 전형적인 JRPG, 왕도물다운 구성이지만 여러 반전과 함께 상당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전투는 JRPG 답게 턴제 전투로 진행되며 1인칭 시점을 통해 펼쳐진다. 아쉬운 점은 전투 시에는 아군의 모습은 나오지 않는다. 커맨드를 선택하는 장면까지는 용사의 뒷모습이 나오지만 커맨드를 선택하면 적의 모습만 나온다. 그래서 주인공과 동료들이 전투에서 강해진 모습을 제대로 감상하기 어렵다.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전투는 꽤 매콤하다. 적들은 생각보다 강력하다. 상태 이상 공격도 자주 걸어 골치 아프게 만들고 공격도 강해서 파티가 전멸하는 일도 자주 발생한다. 하지만 이 게임은 파티원 각각에서 수동으로 행동을 지시할 수 있다. 치유에 집중하라던지 자비를 베풀리 말라 등등 정해진 명령을 내리면 그에 알맞게 전투를 진행한다.
이 게임은 JRPG의 전성기를 전설적인 작품이지만 최신작인 ‘드래곤 퀘스트 11’에 비하면 단순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약간 눈높이를 낮추고 플레이하다 보면 어느 순간 푹 빠지게 될 것이다. JRPG의 전설이라고 부를 수 있는 작품이니 JRPG 팬이라면 꼭 플레이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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