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9은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3열 SUV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 세 번째 모델인 동시에 아이오닉 브랜드의 첫 번째 대형 전기 SUV다. 매끈한 디자인, 강력하고 효율적인 PE 시스템 등을 통해 아이오닉 9은 새로운 이동의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사이먼 로스비 (Simon Loasby) 현대디자인센터장 전무는 현대차 아이오닉 9의 프리뷰 행사에서 이같이 말하며 아이오닉 9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대차는 지난 6일(현지시간) 세계 최초 공개에 앞서 한국 기자단을 대상으로 아이오닉 9의 실물을 공개하고 인터뷰 시간을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는 로스비 전무를 비롯해 브라이언 할그렌(Brian Hallgren) 현대차 미국법인 전무, 김태현 MLV프로젝트5팀 팀장 등이 참석했다. 그들은 한국 기자단과 함께 아이오닉 9의 디자인, 상품성, 주행 성능, 경쟁 모델 등 다양한 부분에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먼저 로스비 전무는 콘셉트카 세븐과 아이오닉 9의 차이점과 유사점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아이오닉 9의 외관 디자인은 콘셉트 세븐을 90% 정도 실현했다고 생각한다”며 “실내는 콘셉트카에서 선보였던 내장 요소들을 다 구현할 수는 없었지만 실내 생활 공간 확보 등을 따져보면 50% 정도 구현했다고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아이오닉 9은 현대차 라인업 중 가장 큰 차체를 가지고 있다. 아이오닉 9의 길이, 높이는 각각 5060밀리미터(㎜), 1790㎜로 팰리세이드 대비 65㎜ 길고 40㎜ 높다. 휠베이스는 3130mm로 E-GMP 기반 모델 중 가장 길다.
이처럼 크기가 큰 SUV는 높은 공력계수를 달성하기 어려운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아이오닉 9은 대형 SUV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공력계수를 달성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대해 김태현 팀장은 디자인 덕분에 높은 공력계수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력 친화적인 디자인으로 프로토 타입을 완벽하게 구현했고 엔지니어 측면으로 봤을 때도 다양한 기술을 적용했다”며 “전면 범퍼 하단에 적용된 듀얼 모션 액티브 에어 플랩과 하부 3D 언더커버 등이 대표적인 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오닉 9의 공력계수는 0.26으로 현대차 라인업 중 가장 높다”고 덧붙였다.
아이오닉 9은 이 외에도 샤크 안테나를 3가지 장소에 숨기 등 최초로 히든 안테나를 적용했으며 디지털 사이드미러의 디자인을 다듬는 등 공력계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실내 공간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로비스 전무는 “아이오닉 5에서 시작한 유니버셜 아일랜드의 크기를 키워 아이오닉 9에 적용했다”며 “아이오닉 9에 적용된 유니버셜 아일랜드 2.0은 뒤쪽으로 최대 190㎜까지 이동이 가능하며 1열과 2열에서 모두 열 수 있는 양방향 개폐 방식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엔지니어와 협업을 통해 어느 좌석에 앉아도 컵홀더와 충전기 등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최적의 위치에 배치했다는 게 로스비 전무의 설명이다.
대형 SUV 세그먼트인 만큼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설계도 적용됐다.
김태현 팀장은 “실내외 V2L 기능을 비롯해 100W USB C 충전 포트를 6개를 적용해 다양한 전자제품을 차 안에서 즐길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말했다.
아이오닉 9의 디자인에는 한국 전통 문화에서 영감을 얻은 요소가 적용돼 화제를 모았다. 로스비 전무는 한국에서 일하던 시절 전통 문화에 관심이 높았고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알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설명했다.
로스만 전무는 “아이오닉 9을 디자인하면서 역사, 음악, 패션에 관련된 이미지를 벽에 붙였다”며 “특히 한복 저고리 깃에서 영감을 얻어 선 하나로 한국의 절제된 아름다움을 가미했다”고 말했다.
전기차의 핵심은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다. 김태현 팀장은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늘리기 위한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이오닉 9을 개발하면서 주행거리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했다”며 “높은 공력성능 역시 주행거리 확보를 위한 노력 중 하나다”고 말했다.
이어 “큰 배터리를 탑재한 만큼 무게를 줄이기 위해 펜더와 도어 등에 알루미늄 소재를 더했다”고 덧붙였다.
아이오닉 9 PE 시스템은 2WD 항속형과 4WD 항속형 4WD 성능형 등 총 3종으로 구성된다. 세 모델 모두 배터리 용량은 110.3킬로와트시(kWh)로 동일하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19인치 휠을 적용한 2WD 항속형 모델을 기준으로 최대 532킬로미터(㎞)다.
아이오닉 9은 기아의 EV9과 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현 팀장은 “기아 EV9과 비교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디자인 부분에서 차별화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EV9은 기존 SUV 형태인 반면 아이오닉 9은 전기차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EV9 대비 큰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높은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에 EV9보다 경쟁력이 높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 최첨단 신기술을 대거 적용한 만큼 이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로스비 전무는 “아이오닉 9은 보트테일 형태의 디자인을 비롯해 최적의 밸런스를 갖춘 SUV다”며 “아이오닉 9은 기존에 경험할 수 없었던 고객 맞춤형 SUV다”고 말했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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