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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크라우더 IBM 부사장 “2029년까지 오류 수정 기능 갖춘 양자컴퓨터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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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크라우더 IBM 양자 상용화 및 비즈니스 개발 부문 부사장./IBM
스콧 크라우더 IBM 양자 상용화 및 비즈니스 개발 부문 부사장./IBM

“IBM은 2029년까지 오류 수정 기능을 갖춘 양자컴퓨팅 시스템을 개발할 것이다. 이를 통해 오류 문제가 해결되면 산업 전반에 양자컴퓨터 활용이 가능해질 것이다.”

스콧 크라우더 IBM 양자 상용화 및 비즈니스 개발 부문 부사장은 20일 조선비즈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양자컴퓨터는 외부 환경(온도, 자기장, 진동 등)과의 상호작용(decoherence)에 매우 민감하다. 이로 인해 양자 상태가 쉽게 깨지고, 계산에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양자컴퓨터는 오류 발생을 막기 위해 극도로 통제된 환경에서만 운용이 가능하다. 일례로, 양자컴퓨터 작동을 위해선 절대온도(영하 273도)에 가까운 극저온을 유지해야 한다. 아직까지 산업 전반에 양자컴퓨터 상용화가 어려웠던 이유다.

일반 컴퓨터는 0과 1의 비트(bit)로 계산하지만, 양자컴퓨터는 큐비트(qubit)를 기본 단위로 쓴다. 큐비트는 0이면서도 동시에 1인 상태, 즉 양자역학적으로 ‘중첩’된 상태를 나타낸다. 이 중첩 상태를 이용하면 병렬 처리가 가능해 연산 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일반 컴퓨터는 0과 1의 조합을 순차적으로 계산하지만 양자 컴퓨터는 0과 1을 동시 처리해 속도가 훨씬 빠르다. 예컨대 127큐비트는 2의 127승(乘) 가지 연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양자 컴퓨터는 꿈의 컴퓨터로 불린다. IBM이 최근 연세대 송도 국제캠퍼스 양자컴퓨팅센터에 설치한 양자컴퓨터에도 127큐비트 IBM 이글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IBM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양자컴퓨팅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2016년 세계 최초로 클라우드로 양자컴퓨팅 네트워크 접속을 가능하게 했다. 2023년 12월 1121큐비트의 ‘콘도르(Condor)’ 프로세서를 개발, 큐비트 수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양자컴퓨터 기술을 보유했다. 크라우더 부사장은 “전 세계에 유용한 양자 컴퓨터 제공이 목표”라면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실질적이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ㅡ양자컴퓨터 기술 발전에 있어 가장 큰 한계는.

“기존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양자컴퓨터도 정확하고 유용한 결과를 얻기 위해 오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 문제 해결은 양자컴퓨터의 연산 규모가 커질수록 더 많은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자컴퓨터 기술 발전의 핵심 과제다. 우리는 2029년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로드맵 목표를 세웠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양자컴퓨터가 산업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ㅡIBM의 양자컴퓨터를 실제 활용한 사례가 궁금하다.

“IBM은 클리블랜드 클리닉 및 모더나와 협력해 신약 개발과 환자 예측 모델에 적용하고 있다. 병든 조직 내 세포 움직임을 양자컴퓨터로 분석해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보쉬와 함께 신소재 개발을 위한 알고리즘을 개발 중이다. 양자컴퓨터는 화학 반응 시 소재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핵심 정보를 제공한다. 이밖에도 유럽 원자핵공동연구소(CERN)와 협력해 입자 충돌 사건의 재구성 등 고에너지 물리학 모델링을 연구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ㅡ양자컴퓨터가 발전하면 기존 암호화 체계를 위협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양자컴퓨터 성능이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다. 미래에는 악의적인 공격자가 지금의 암호화 표준을 해독하는 데 양자컴퓨터를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행히 현재 양자내성암호(PQC⋅양자컴퓨터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차세대 암호화 기술)라는 게 존재한다. IBM은 지난 8월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가 세계 최초의 PQC 표준으로 발표한 세 가지 PQC 표준 중 두 가지를 단독으로 개발했다. 나머지 한 가지 표준도 IBM 연구진이 여러 업계 및 학계 파트너와 협력해 공동 개발한 것이다.”

ㅡ2029년이 되면 양자컴퓨터 성능이 얼마나 발전할 것 같나.

“최근 개발된 가장 뛰어난 양자 (컴퓨터) 프로세서인 IBM 퀀텀 헤론은 최대 5000개의 2큐비트 게이트(양자 회로)를 이용해 동시에 연산한다. 이는 단일 게이트로 127큐비트 IBM 이글 프로세서가 탑재된 양자컴퓨터보다 50배나 빠른 실행 속도를 보여줬다. IBM 혁신 로드맵의 핵심은 여러 양자 칩에 걸쳐 동시에 큐비트 게이트를 실행하기 위한 새로운 커플러(coupler)를 개발한다는 점이다. 2029년이 되면 200큐비트 이상의 1억개 게이트를 동시에 실행할 수 있는 양자컴퓨팅 시스템을 발표하게 될 것이다.”

연세대 송도 국제캠퍼스 양자컴퓨팅센터에 설치된 IBM 127큐비트 양자 컴퓨터의 내부 모습./IBM
연세대 송도 국제캠퍼스 양자컴퓨팅센터에 설치된 IBM 127큐비트 양자 컴퓨터의 내부 모습./IBM

ㅡ클라우드를 통해 IBM의 양자컴퓨터에 접속할 수 있다.

“IBM 퀀텀 네트워크 사용자는 클라우드를 통해 ‘유용성 단계에 이른(100큐비트 이상)’ 양자컴퓨팅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다. IBM 퀀텀 네트워크는 연구소, 학술 기관, 대기업과 스타트업 등 250개 이상의 조직에 소속된 60만명 이상의 사용자로 구성된 커뮤니티다. 이들은 IBM 양자컴퓨터를 활용해 물질(소재), 화학, 생명과학, 고에너지 물리학 등의 문제를 탐구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LG전자, 두산그룹 등 12개 기업들이 IBM 퀀텀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다.”

ㅡ한국에 IBM 양자컴퓨터를 설치했다.

“IBM은 최근 연세대와 협력해 유용성 단계에 이른 양자컴퓨터 ‘IBM 퀀텀 시스템 원’을 송도 국제캠퍼스에 설치했다. 한국은 미국, 캐나다, 독일, 일본에 이어 IBM 퀀텀 시스템 원 양자 컴퓨터가 구축된 다섯 번째 나라다. 이 양자 컴퓨팅 서비스는 연세대 캠퍼스 내 시범 서비스 기간을 거쳐 20일 오픈하였다.”

ㅡ한국인에게 양자컴퓨팅 기술 교육도 할 계획인데.

“IBM은 학생, 연구원, 기술 전문가에게 양자컴퓨팅 기술을 가르치기 위한 교육 이니셔티브를 전 세계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이미 작년에 IBM은 한국, 미국, 일본의 학생 4만명을 대상으로 양자컴퓨팅 교육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국에는 연세대와 서울대 학생이 포함돼 있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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