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는 19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이규석 대표이사 사장, 악셀 마슈카 영업부문장 부사장, 박기태 재경담당 전무 등 주요 경영진이 나왔다.
이들은 총 62분간 마련된 발표 시간 가운데 59분을 중장기 사업전략, ESG경영 계획, 재무 목표 등 기업가치를 올리는 방안을 소개하는 데 할애했다.
시장의 관심이 쏠린 주주환원 정책에는 나머지 3분을 썼다.
현대모비스 주가는 장기간 박스권에 갇혔다. 이날 회사 주가는 25만500원에 마감했는데, 이는 14년 전인 2010년 10월 기록한 종가와 비슷하다.
이날 박기태 전무는 “업그레이된 주주환원 정책을 수립했다”고 강조했다. 총주주환원율(TSR)을 지난 3년(2022~2024년) 19.7%에서 앞으로 3년(2025~2027년) 3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현대모비스가 말하는 TSR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TSR과 다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이 만든 TSR은 배당과 주가 상승분의 합이다. 현대모비스는 배당과 자기주식 소각 규모에 당기순이익을 대비하는 계산식을 썼다. 자사주 소각 확대 의지를 내비쳤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주가 부양에 대한 책임과 약속은 모호하다고 판단된다.
‘요지부동’ 현대모비스 주가 이규석은 다를까
구체적인 자사주 소각 규모는 내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기존 보유한 자사주’다. 현대모비스가 보유한 자사주는 265만2000주, 6600억원 수준이다. 매년 2200억원 가량을 소각하겠다는 것이다. 회사는 작년과 올해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했으니 소각 규모는 확실히 확대한다.
자사주 소각은 매년 같은 규모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주가가 과도하게 낮다고 판단될 경우에 유동적으로 실시한다고 덧붙였다. 주가가 고평가 구간일땐 배당 확대를 통해 돌려줄 계획이다.
이번 현대모비스의 새 주주환원 정책은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을 통한 소각이 아닌 보유한 자사주만 태우겠다는 점은 아쉽다. 당장 시장의 평가도 이와 같은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주주환원책 발표에도 이날 회사의 주가는 3.1% 가량 하락 마감했다.
그간 현대모비스 주가가 지지부진한 원인은 소극적인 자사주 소각으로 지적된다. 지난 2018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닫기
엘리엇기사 모아보기의 공격을 받고 지배구조 개편안이 좌절된 현대모비스는 이듬해 발표한 1차 주주환원책(2019~2022년)을통해 총 9889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6575억원의 소각을 진행했다. 2차(2022~2024년)는 6100억원을 매입해 3490억원을 소각했다. 단 소각액 가운데 상당 부분이 기존 보유한 자사주로 진행됐다.
결과적으로 효과도 없었다. 현대차·기아 실적 기대감을 올라타고 2021년초 한때 현대모비스 주가는 36만원 가까이 치솟기도 했으나 이내 20만~25만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이규석 사장은 “수익성에 기반해 질적 성장을 이뤄야 하는 시점”이라며 “실적과 동반성장, 투자와 주주환원 사이 밸런스를 맞춰 기업가치를 글로벌 위상에 맞추겠다”고 말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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