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브랜드들이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폴더블폰 사업을 철수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폴더블폰 시장은 삼성전자가 지난 2019년 홀로 개척하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유사 제품을 내놓으면서 경쟁 구도가 심화됐다. 화웨이는 최근 안쪽으로 한 번, 바깥으로 한 번 등 총 두 번을 접는 폴더블폰으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비싼 가격 탓에 수요층의 관심이 높지 않은 데다 잦은 고장으로 애프터서비스(AS) 등 제조사의 부담이 커지면서 사업 철수를 고민하는 기업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16일 IT 전문매체 기즈모차이나 등은 중국 매체 넷이즈닷컴(163.com)의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중국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전년 대비) 성장률이 13.6%로 기대치를 밑돌고 있으며, 적어도 한 회사는 이러한 조건에서 수익성을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주요 휴대폰 브랜드가 폴더블폰 제품 라인을 중단하고 내부적으로 제품 포지셔닝을 다시 계획하고 있다”면서 “2025년 신제품 출시 계획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넷이즈닷컴은 해당 업체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으나, 비교적 최근 폴더블폰 시장에 뛰어든 업체일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 7월 선보인 믹스폴드4 판매량이 10만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믹스플립은 현재까지 46만대가 판매돼 올해 목표(50만대) 달성이 불투명하다.
오포의 최신 폴더블폰 ‘파인드(Find) N5′ 제품은 출시를 1년 연기했으며, 비보 역시 비보X폴드4 시리즈를 내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바는 없다. 트랜션은 아프리카 등의 시장에서 저가 보급형 폰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데, 비싼 폴더블폰 수요가 상대적으로 낮아 관련 사업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고서는 “화웨이,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제품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휴대폰 제조업체”라며 “다른 브랜드의 경우 아직도 시험단계에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휴대폰 제조사들이 폴더블폰 사업 지속 여부를 고민하는 이유는 수익성 감소 때문이다. 강성철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연구위원은 “폴더블폰 시장은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1.3%에 불과한 규모인데 2-3년 전부터 ‘혁신 전쟁’이 불붙기 시작하더니 중국 후발주자들이 관련 제품을 쏟아내는 형국”이라면서 “신제품 출시 시기에는 기술력이 신기해 보이기도 하고 (중국의 경우) 애국소비에 기대 물량 소화가 가능했겠지만 이제는 비싼 가격, 약한 내구성 등의 문제로 고객이 다시 찾지 않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강 위원은 이어 “폴더블폰은 접었다 펴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수리 비용이 많이 든다. 힌지(폰이 접히는 부분)에서 검은 줄이 생기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제조사 입장에선 AS 문제로 부담이 늘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고희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폴더블폰 가격은 1700~1800달러선에서 시작하는 반면, 오포, 비보, 샤오미 등의 제품 가격은 1200~1300달러 수준으로 책정되고 있다”면서 “비싼 부품이 필요한 상황에서 원가 절감에 대한 숙제를 쉽게 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지난 9월 출시된 화웨이의 ‘메이트 XT’의 내구성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3단 폴딩 구조로 인한 초박형 설계, 인폴딩(안으로 접히는 구조)과 아웃폴딩(바깥쪽으로 접히는 구조)이 모두 사용된 만큼 갤럭시 Z 폴드 시리즈의 인폴딩 1회 구조에 비해 내구성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 메이트 XT 256GB 모델의 공식 가격은 1만9999위안(약 377만원)으로 상당히 고가지만, 출시 첫날 화면이 갈라지는 문제가 보고되는 등 내구성 측면에서 약점을 노출했다.
삼성전자 역시 폴더블폰 초기 내구성 문제를 겪었다. 화면 깨짐과 갈라짐에 대해 외관 손상 없으면 무상 수리를 1회 제공하는 등 강화된 AS 정책을 제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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