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캐스퍼 EV로 일본 진출
향후 5년 내 판매량 10배 목표
닛산 ‘사쿠라’와 치열한 경쟁 예고
현대차가 내년 초 일본 시장에 소형 전기 SUV ‘캐스퍼 EV'(현지명 인스터 EV)를 선보이며 일본 내 전기차 판매 확장에 나선다.
현대차는 이번 캐스퍼EV 출시를 통해 일본 전기차 시장에서 본격적인 입지를 다지고 향후 5년 내 판매량을 10배 가까이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일본 시장에 최적화된 ‘캐스퍼 EV’의 강점
현대차의 캐스퍼 EV는 전장 3,825mm, 전폭 1,610mm, 전고 1,575mm, 휠베이스 2,580mm로 좁은 도로 환경을 가진 일본에 적합한 소형 전기차다.
1회 충전으로 일본 인증 기준 약 400km를 주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는 국내 인증 주행거리보다 길다. 일본 내 전기차 인증 주행거리가 우리나라보다 높게 산정되는 특성 덕분이다.
특히, 캐스퍼 EV는 일본 현지서 약 300만 엔(한화 약 2,700만 원)대 가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가성비가 매우 뛰어나다.
현대차 일본법인 현대모빌리티재팬(HMJ)의 관계자는 “캐스퍼EV는 그간 현지 시장에 출시된 현대차 모델 중 일본 소비자들에게 가장 적합한 모델”이라며, “작은 차체와 긴 주행 가능 거리가 일본 도로와 운전 환경에서 큰 장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전기차 1위 닛산 ‘사쿠라’와의 경쟁
현지 업계는 캐스퍼 EV가 일본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닛산 사쿠라와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닛산 사쿠라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180km로 짧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259만 엔(한화 약 2,350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캐스퍼EV는 이보다 비싸지만 두 배 이상 긴 주행거리를 내세워 닛산 사쿠라의 수요를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된다.
일본 경제지 니케이는 “캐스퍼EV가 일본 소비자들에게 긴 주행거리를 주요 구매 요소로 어필할 수 있다면, 사쿠라의 일부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 일본 시장 점유율 확대로 전기차 입지 강화
현대차는 캐스퍼 EV를 앞세워 일본 전기차 시장에서 더 큰 점유율을 확보할 계획이다.
HMJ의 시메지 토시유키 상무는 “합리적인 가격과 긴 주행거리를 갖춘 보급형 전기차는 일본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 다가갈 것”이라며 “캐스퍼EV 출시를 통해 2029년까지 일본 시장에서 연간 판매량을 5,000대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일본 시장 재진입 이후 중형 전기 SUV 아이오닉 5와 준중형 전기 SUV 코나EV를 출시했으나, 일본의 도로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큰 차체와 높은 가격으로 인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올해 10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526대에 그친 것도 이와 같은 배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
현재, 일본 전기차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 BYD는 10월까지 전년 대비 85.1% 증가한 1,888대를 판매하며 시장 확대에 성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 역시 이번 캐스퍼EV 출시를 통해 일본 전기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다양한 소비자층을 공략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메지 토시유키 HMJ 상무는 “현지 시장 맞춤형 사용성을 고려한 친환경 차량 출시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체험 제공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는 캐스퍼 EV와 함께 일본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자 다양한 현지화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며, 보급형 전기차 전략이 전기차 보급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일본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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