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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2024] BBQ 개발 중단 이유…윤명진 대표의 ‘라이브 게임 서비스하듯이 신작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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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명진 네오플 디렉터 / 게임와이 촬영
윤명진 네오플 디렉터 / 게임와이 촬영

윤명진 네오플 대표가 14일 지스타 2024서 개최된 G-CON 컨퍼런스에 기조연설자로 참여했다. 강단에 선 윤 대표는 ‘라이브 게임 서비스하듯이 신작 만들기’를 주제로 연설을 진행했다.

윤 대표는 이번 주제를 역량 파악·공감대 형성·피드백 확인 등 세 가지 스탭으로 나누어 설명했다.

윤 대표는 ‘던전앤파이터’ IP를 즐겨 플레이하던 던파의 팬으로, 한국 던파 통계분석 담당을 거쳐 디렉터 자리를 역임하며 개발자의 삶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본인을 운이 좋은 개발자라 칭했다. 개발 조직으로 직무를 옮기기 전에도 즐거운 일이 많았지만, 디렉터직을 맡은 이후 많은 행복한 경험이 있었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성공한 게임을 오래 서비스 해봤고 큰 성공을 거둔 게임을 직접 만들고 서비스 해봤다”라면서 “지금도 새로운 게임을 열심히 만들고 있으며 이는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천운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디렉터 역임 이후 던파는 흥행 가도를 달렸으며 당시 PC방 기록은 지금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이후 PC 던파를 운영함과 동시에 모바일 던파 개발을 시작하며 신작 게임의 디렉터도 맡게 됐다. 윤 대표는 “던파 모바일은 개발보다 전문 분야라고 생각했던 라이브 서비스에 아쉬움이 있었다”라며 “모바일 서비스 경험도 없어 실수가 많았다”라고 개발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신작인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게임스컴과 도쿄게임쇼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얼마전 테크니컬 CBT에서도 전 세계적인 호평을 받았다. 또한 오버킬의 경우 중간에 넘겨받게된 프로젝트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단계지만 이번 지스타 시연을 결정 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만든다고 한지가 오래됐는데 한번도 피드백을 받은 적이 없다. 이용자들이 우리 게임을 어떻게 생각하며 어떤 방향으로 개선해야할 것인지 신랄하게 듣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디렉터직 역임 이후 성공 가도를 달렸지만, 좋았던 일들이 잊혀질 정도로 아쉽고 힘든 일도 있었다. 프로젝트 BBQ의 개발 중단이나 모바일 던파 서비스 과정에서 들었던 질타와 개인적 후회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프로젝트 BBQ의 경우 윤 대표 스스로 아트와 콘셉트 등 모든 것이 훌륭해 잘 되면 전 세계 게이머에게 사랑받을 타이틀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좋은 게임이었다. 개발조직 역시 그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매년 진행되는 던파 페스테벌에서 영상을 공개했고, 해외 홍보는 없었다. 그럼에도 많은 나라에서 게임에 대해 열광적 반응을 보였다.

그는 “카잔이나 오버킬 등의 영상 댓글에는 아직도 BBQ나 만들라는 댓글이 달린다. 하지만 이는 아쉽게도 완성하지 못하고 개발이 중단된 사례다”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프로젝트 BBQ의 개발 중단 이유와 던파 모바일의 개발 성공에 대해 이야기하며 ‘라이브게임 서비스하듯이 신작 만들기’에 대한 강연을 이어갔다.

◇ 프로젝트 BBQ 개발중단의 원인…개발진 역량 파악

프로젝트 BBQ의 개발 실패 원인으로 본인과 개발조직의 역량 부족을 꼽았다.
프로젝트 BBQ의 개발 실패 원인으로 본인과 개발조직의 역량 부족을 꼽았다.

그는 프로젝트 BBQ의 개발 실패 원인으로 본인과 개발조직의 역량 부족을 꼽았다. BBQ는 3D카툰 그래픽과 백뷰 풀 3D를 표방하는 액션 게임으로, 기존 던파의 개발 방향성과 이어지는 부분이 거의 없었다. BBQ에 대해서는 17년에 처음 생각했는데, 그 때는 국내 시장에 이런 사례가 없었고 능력도 부족했다. 아울러 PC 던파와 모바일 던파, BBQ의 디렉팅을 동시 진행해 바쁘기도 했다.

윤 대표는 이런 부분에 대해 “스스로의 역량을 파악하지 못하고 하고 싶은 것만 추구한 결과”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마리오, 젤다, 엘든링, 와우 등이 위대한 게임으로 존경받는 이유는 그 게임을 아무나 만들 수 없기 때문”이라며 “아무나 그런 게임을 만들 수 있다면 이들은 위대한 게임이 될 수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게임 개발에는 개발 계획 수립과 업데이트 일정 관리를 통한 라이브 서비스 역량 파악이 필요하다. 윤 대표는 실패를 통해 ‘해야하고 할 수 있는 것, 해야 하는데 해본 적 없는 것, 하고 싶은 것’으로 우선 순위를 정했다. 그렇게 카잔이다. 그는 “BBQ 프로젝트를 던지고 소울라이크가 유행하니 급하게 만든 것 아니냐는 여론이 있었는데, 당연히 아니다. 역량의 한계가 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중단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카잔의 경우 BBQ 프로젝트 당시와는 다르게 개발 노하우가 있었다. 개발 기간동안 백뷰와 3D 카툰 모델링에 대한 경험치가 쌓였다. 아울러 역량의 한계를 파악하고 진단해 ‘싱글 플레이 패키지 게임, 미션 단위 플레이, 진지한 카툰 셰이딩 그래픽’ 등으로 노선을 정했다.

◇ 던파 모바일의 개발을 성공시킨 ‘공감대 형성’

던파 모바일의 경우 게임을 만드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으나, 그 액션성을 살리는 것이 난관이었다. 워낙 강력한 레퍼런스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던파 모바일을 “어떻게 만드냐”는 질문에 “던파처럼 만들라”고 답변했다.

덕분에 많은 고생을 했다. 당시에는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지 못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제대로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채로 개발하고 있었다”라고 표현했다. 이를테면 같이 회의를 했는데 회의록을 보니 이야기를 한 방향성과 다른 이야기가 적혀있었다. 또 합의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물을 보니 다른 것이 나와있어 재개발을 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 던파 모바일 초기 개발 단계가 이러했다.

신규 개발 프로젝트에서 생기는 공감대는 던파와 같이 오랜 기간 서비스된 게임을 다 함께 플레이 해보며 형성되는 공감대와는 차원이 다르다. 때문에 초기 목표는 론칭 자체였으나 목표를 바꿨다. 윤 대표는 “항상 실패를 염두에 둬야 한다. 또한 실패한 이후에는 그 이전보다 성공에 더 가까워져야 한다”라고 했다. 이는 과정을 중시하는 것으로 달성할 수 있다. 그는 이어 “결과가 실패라도 과정이 의미가 있게 함으로써 다음 과제의 완성도를 높여아 한다”라고 덧붙였다.

공감력이 생긴 개발조직의 힘은 위대했다. 더 적은 커뮤니케이션으로도 높은 퀄리티의 결과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윤 대표는 “우리는 지금도 가끔 흔들리지만, 개발진의 결속력으로 보다 나은 대처가 가능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 ‘피드백 확인’…사용자의 생각을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윤명진 네오플 디렉터 / 게임와이 촬영
윤명진 네오플 디렉터 / 게임와이 촬영

윤 대표는 “디아블로, 마리오 등의 IP를 개발한 위대한 개발자를 동경했다”라면서 “게임업계 방향성을 바꿀 꿈이 있는 개발자라면 실패에도 불구하고 밀고 나가 세상을 바꿔줬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다만 “그런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가급적 실패에 대한 대비를 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래야 긴 시간을 도전해 나갈 수 있다는 것.

그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용자에 대한 생각이 중요하다. 게임은 언제든 실패할 수 있다. 재밌게 못 만들고 서비스 못하고 운영 못하면 망해야 한다”라며 “그럼에도 누군가는 그 게임을 좋아하고 있고 누군가에게는 인생 게임일 수 있다”라고 했다.

아울러 인력 감축이나 서비스 종료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용자를 배신하게 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또한 회사 직원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네오플은 1000여 명이 넘어가는 규모의 거대 기업이 됐지만, 윤 대표는 조직원이 본인의 능력 부족으로 힘들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는 “대표이사로서, 또한 디렉터로 결정권을 가진 만큼 성공과 성과를 돌려줘야 할 책임이 있다. 라이브 서비스는 항상 피드백을 받으며 개발을 한다. 우리가 어디에 있는가, 어디로 가는가에 대해 파악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피드백은 여러 종류가 존재한다. 첫 번째는 게시판 등을 활용한 사용자 모니터링이다. 두 번째는 통계 데이터, 이는 매일 쌓이는 자료다. 세 번째가 내부 개발자 피드백인데, 앞선 두개는 완성되면 자연스럽게 쌓여 나가지만 세 번째가 만만치 않다는 설명이다. 아직은 외부에서 아무도 모르는 시기에도 내부에서의 의견은 존재하기 때문.

다양한 피드백이 내부적으로 계속 나온다. 퀄리티를 떠나 양이 많으니 생각할 것이 많아진다. 더욱이 신규 프로젝트는 기본적으로 피드백의 양이나 방향성, 퀄리티 등에 엄청난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던파 모바일은 이런 면에서 운이 좋았다.

협업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텐센트에서 던파 모바일에 대해 테스트를 많이 하며 만들자고 했지만, 윤 대표는 처음에 이를 반대했다. 개발 흐름이 끊기고, 개발 비용이 더욱 소모되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여줘봤자 이미지만 나빠진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텐센트는 “라이브 서버에서 퍼스트 서버를 운영하는 것처럼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라 생각해 달라”라며 “다 만들고 나서 보여주는 세상이 아니다. 자주,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아 완성도를 끌어 올려 최상의 퀄리티로 내놓는 것이 팬들을 위한 것이고 옳은 방향이다”라고 첨언했다. 이후 윤 대표는 이 의견을 수락했다.

던파 모바일은 8년 간 출시하지 않았을 뿐 라이브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 처럼 개발됐다. 수많은 테스트와 피드백을 거쳤다. 윤 대표는 “내부 개발력을 믿고 테스트를 거치지 않았다면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카잔 역시 마찬가지다. 미리 내놓는 것이 불안하지만 3챕터에 대해 열 시간의 테스트 시간을 제공하는 등 많은 피드백 기간을 거치고 있다. 잘못 만들었다면 잠재적 플레이어가 떠나갈 수도 있다고도 생각했지만, 과감히 공개했다. 결과적으로 카잔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오버킬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오버킬이 완성된 게임이라 지스타에서 공개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개발사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 ‘좋은 게임이 되길 바라는 많은 분’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개발하는 것이라 옳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역량 파악, 공감대 형성, 피드백 확인의 과정을 통해 신작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지금의 게임을 만드는 것이 경쟁 중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협력을 중심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과거에 비해 기술에 대한 협력은 늘어났다. 게임을 만드는 것 자체에 대해 더 많은 사람과 의견을 나눌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끝으로 “특히 플레이어들에게 더 좋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면 그 길을 택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게임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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