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전기차, 또 화재 발생
중·국내 배터리 모두 불안
소비자 신뢰 하락 우려
“인천 청라 화재가 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이런 일이 발생하냐.”, “지하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 시설을 하루빨리 지상으로 옮겨야 한다.”
14일 새벽, 충남 아산시 모종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벤츠 전기차 화재가 발생해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일이 벌어지자 네티즌들의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화재는 이날 오전 2시 14분께 발생했으며, 출동한 소방대가 장비 27대와 소방관 85명을 투입해 약 2시간 만에 완전히 진화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새벽 시간에 대피한 주민들은 큰 불안에 시달려야 했다.
이번에 불이 난 차량은 벤츠 EQC400 4MATIC 전기차로, 국내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된 모델로 확인됐다.
지난 8월 인천 청라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벤츠 EQE 전기차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에는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가 장착된 모델이었기에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불안이 주된 이슈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내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서 불이 나면서, 이제는 벤츠 자체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심과 불만이 더욱 커지고 있다.
벤츠 전기차 화재 논란…소비자 불안 재점화
청라 화재 사고 이후, 벤츠는 한국 소비자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독일 본사에서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해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벤츠 전기차 배터리 개발을 총괄하는 우베 켈러는 “배터리 설계와 패키징에는 문제가 없다”며 안전성을 강조했으나, 청라 화재의 원인에 대해서는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았으므로 구체적으로 답할 수 없다”는 원론적 입장만을 반복해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다소 잠재우는 데 역부족이었다.
그런데 이번 아산 전기차 화재로 인해 소비자들의 이러한 불안과 분노는 다시금 고조되고 있다.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한 모델뿐 아니라 국내산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서까지 화재가 발생하면서, 일각에서는 벤츠 전기차의 설계 결함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벤츠의 일관된 ‘안전성 문제 없음’ 입장이 오히려 소비자들에게는 불안을 더하고 있다”며, 단순한 배터리 문제가 아닌 근본적인 안전성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우려 속 전기차 등록 반등…벤츠, 수입차 판매 1위 유지
한편, 이러한 배경에도 불구하고 청라 화재 이후 벤츠의 국내 전기차 판매 인기는 꾸준히 이어져 왔다.
실제로 8월 청라 화재가 발생한 직후인 8월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1만5514대에 달했고, 9월에는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가 10월에는 다시 반등하며 1만4242대를 기록했다.
벤츠는 판매량 감소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듯, 주요 전기차 모델에 최대 1000만 원 할인 프로모션을 제공하며 9월과 10월 연속 수입차 판매 1위를 유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벤츠가 소비자 신뢰 회복과 안전성 강화를 어떻게 실현할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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