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전략적 동거를 선택한 유료방송 업계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다.
최근 OTT 친화 요금제를 출시한 IPTV·위성방송 가입자가 두 배 이상 뛰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13일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지난 9월 ‘B tv+’의 신규 가입자 수는 상반기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9월에 ‘B tv All+’를 출시한 결과다. 가입자당 시청 시간은 상반기 대비 3분기 평균 기준 약 18% 늘었다.
‘B tv All+’는 기존 실시간 채널 요금제 ‘B tv All’과 장르 통합 월정액 ‘B tv+’를 조합한 상품이다. 실시간 채널과 전 장르 주문형비디오(VOD)를 하나의 요금제로 볼 수 있어 OTT와 비슷한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 나뉘어 있던 월정액 상품을 OTT처럼 하나로 묶었다. 스포츠, 뉴스, 홈쇼핑, 드라마 등 실시간성이 중요한 콘텐츠와 전 장르 VOD 통합 효과로 ‘코드커팅’ 흐름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SK브로드밴드는 올해 3분기 유료방송 사업 매출에서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하면서 IPTV 3사 중 유일한 성장을 기록했다. 주요 성과 요인으로 ‘B tv All+’ 출시가 꼽힌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스트림플레이션 속에서 합리적인 요금제인 ‘B tv All+’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한 결과, 유료 가입자 수와 시청 시간이 함께 상승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도 AI기술 접목과 흥행 콘텐츠 수급을 통해 상품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T스카이라이프 역시 ‘sky All&OTT’ 출시 이후 9월 대비 10월에는 2배 이상 가입자가 증가했다. 전체 TV 신규가입자의 약 16%가 이 상품을 가입할 정도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sky All&OTT는 원하는 OTT를 월단위로 자유롭게 구독하고 추가 할인혜택을 받는 상품이다. TV와 인터넷 결합 이용자가 OTT를 선택하면 약정 기간 없이 할인 혜택을 준다. OTT는 넷플릭스,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왓챠, 유튜브 프리미엄 등에서 고르면 된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고객의 OTT 이용률도 꾸준히 증가하는 등 OTT 이용에 최적화된 플랫폼 만족도도 높아 록인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다양한 OTT 간 결합상품이 나오고 있다.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은 OTT 올인원 플랫폼인 ‘플러스 플레이’를 제공 중이다. 넷플릭스와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OTT인 맥스를 묶은 번들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데이비드 재슬러브 워너브러더스 최고경영자(CEO)는 올 초 “경제적·규제적 측면에서 합병이 유리하지 않은 만큼 묶음 상품 모델이 OTT 산업의 미래”라고 언급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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