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에이닷전화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탐지 및 자동 차단 기능을 탑재했다. AI 모델이 전화번호의 활동 패턴을 분석해 실시간으로 의심 번호를 차단하는 방식이다. 내년에는 소형언어모델(sLM)을 활용한 온디바이스AI 기반 보이스피싱 탐지 시스템을 구축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달 T전화를 에이닷전화로 개편하면서 안심통화 기능을 고도화했다. 기존에는 사용자 평가 기반으로 특정 번호에 대한 스팸 의심 여부를 제공해왔다면, 새롭게 선보인 에이닷전화는 AI가 탐지한 피싱주의·스팸주의·스팸의심 표시와 함께 보이스피싱 번호 자동 차단 기능이 추가됐다.
회사 측은 “자체 AI 모델이 매일 실시간으로 전화번호 활동 패턴을 분석해 스팸 의심번호를 탐지한다. 사용자 평가가 누적되기 전에 새로운 스팸 번호를 가려내는 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스팸 전화와 다른 양상을 보이는 보이스피싱 전화 패턴을 학습한 별도의 AI 모델을 적용했다. 경찰청으로부터 제공받은 보이스피싱 번호 통화패턴을 AI가 학습해 통화 패턴변수를 추출한다. 해당 변수는 평균 통화간격, 통화한 고객 수 등이다.
이를 통해 기존 사용자 평가와 AI 스팸 탐지로는 알기 어려웠던 보이스피싱 의심번호까지 탐지해 차단한다. 그동안 자동 차단 기능이 없던 아이폰 사용자도 에이닷전화를 통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에이닷전화 안심통화 기능을 통해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범죄 피해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2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9억원가량 늘었다. 보이스피싱 1건당 사회적 비용은 2160만원대로 추산된다. 회사 측은 지난해 보이스피싱 차단을 통해 3575억원 규모 사회적가치(SV)를 창출했다고 분석했다. 해당 성과는 올해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내년에는 사용자 단말에 sLM과 음성·텍스트변환(STT) 기술을 적용한 온디바이스 기반 AI 보이스피싱 탐지 시스템을 구현할 방침이다. 외부서버와 연동하지 않고 기기 내에서 동작함으로써 민감한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적다. 현재 개인정보위원회, 경찰청 등 유관기관으로부터 비식별 처리된 전기통신금융사기 데이터를 공유받아 파인튜닝 과정을 거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에이닷전화에 불법스팸과 보이스피싱 전화를 AI가 알아채고 미리 경고하거나 차단하는 기능을 도입했다”면서 “내년 상반기 내에는 온디바이스 상에서 보이스피싱을 탐지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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