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회사 체질 전반을 재정비하는 고강도 쇄신작업에 나선다. 전격적인 희망퇴직에 이어 주요 개발 스튜디오를 분사, 반등기회를 모색한다. 독립적이고 유연한 개발 환경을 조성하고 신작 라인업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올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019억원, 영업손실 143억원, 당기순손실 26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9% 증가하고, 전년동기대비 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마케팅비 등 영업비용 증가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영업손실과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환 관련 영업외손실로 적자를 기록했다.
아마존과 함께 해외 서비스를 시작한 ‘쓰론앤리버티’ 글로벌 버전이 기대 이상의 흥행 성과를 거뒀지만 연이은 신작의 참패와 리니지 시리즈 부진에 발목 잡혔다.
엔씨소프트는 연내 ‘저니 오브 모나크’를 포함해 내년까지 6개의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TL사업부문을 비롯해 차세대 슈터 게임으로 준비 중인 ‘LLL’, 실시간 전략(RTS) 게임 ‘택탄’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사업부문은 각각 분사해 전문성과 유연성을 확장할 방침이다. 앞으로도 신규 지식재산(IP) 개발은 자회사 형태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조직 엔씨리서치도 분할해 AI기술 전문기업을 설립한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2011년 게임업계 최초로 AI 전담 조직을 꾸렸다. 2015년에는 게임사 최초 생성형 AI 언어모델 연구조직을 신설했다. 세계적 수준의 AI 연구 인력만 200여명 이상 확보했다. AI 기술을 게임 개발에 활용하는 것은 물론 기업간거래(B2B) 분야 신성장 사업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희망퇴직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신청 대상은 최문영 최고사업책임자(CBO) 산하 부서 직원을 포함해 공동대표 직속조직·최고운영책임자(COO)·최고기술책임자(CTO)·최고재무책임자(CFO) 산하 부서 등이다. 출시 6개월만에 서비스 종료를 발표한 ‘배틀크러쉬’ 개발팀도 대상에 포함됐다.
김택진·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대부분 인력과 기능이 본사에 집중되는 방식이 지금의 경쟁력 약화를 불러왔다고 봤다. 만성적인 적자기업으로 전락하기 전에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력 감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시장에서도 쇄신을 거친 엔씨소프트가 바닥을 찍고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악재를 모두 반영해 가치평가가 충분히 이뤄진 만큼 강도 높은 경영쇄신과 고정비 슬림화로 영업 레버리지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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