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의 새로운 폴더블폰 ‘메이트XT’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트리플 폴드(두번 접는)’ 스마트폰이다. 접으면 보통의 바(Bar)형 스마트폰처럼 사용할 수 있고, 펼치면 태블릿PC로 변신한다. 폴더블폰의 접히는 부분인 ‘힌지’를 최대한 얇게 제작해 폴더블폰 단점인 ‘그립감’과 ‘무게’를 최적화했다.
전자신문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중국 광둥성 선전시 화웨이 본사 인근 스토어를 방문해 메이트XT를 직접 체험했다. 보통 메이트XT를 체험하기 위해서는 사전 예약이 필요하지만, 해당 스토어는 본사 근처에 있어 자유로운 체험이 가능했다.
메이트XT를 처음 손에 쥐고 가장 놀란 부분은 두께다. 기기를 완전히 펼쳤을 때 두께가 3.6㎜에 불과하다. 맨눈으로 비교했을 때 신용카드(0.7mm) 4장(2.8mm)을 겹친 두께와 비슷했다. 화웨이가 올해 9월 출시한 일반 폴더블폰 ‘메이트 X5’와 비교해도 눈에 띄게 얇은 수준이었다. 접었을 때 두께(12.8㎜)도 마찬가지다. 화면이 세 겹으로 접혀있음에도 바형 스마트폰과 차이점을 느끼기 어려웠다.
힌지의 내구성도 준수했다. 메이트XT 화면을 모두 펼치고 부채처럼 흔드니 ‘찰랑찰랑’ 흔들리는 느낌보다 ‘단단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3단으로 펼치거나 접을 때 약간의 힘이 요구될 뿐, 일반 폴더블폰과 비슷한 정도의 수준이었다. 다만 화면을 밖으로 접는 ‘아웃폴딩’, 안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이 모두 적용돼 스마트폰을 접고 펼칠 때 불편함은 있었다.
태블릿 PC로의 사용성도 좋았다. 화면을 모두 펼치면 태블릿 PC 수준인 10.2인치로 커진다. 애플 아이패드가 11인치, 13인치 화면인 점을 고려하면 이에 버금간다. 화웨이에서 별도 판매하는 케이스를 장착하면 대화면을 한층 수월하게 사용할 수 있다. 화면을 마주 보고 손을 위로 쓸어 올리거나 아래로 쓸어내리면 영상을 전환할 수 있다. 손바닥을 쥐었다 피면 영상 캡처도 가능하다. 사진을 촬영할 때는 ‘스마일’ 등의 음성으로 촬영할 수 있었다.
메이트 XT는 380만원대라는 높은 출고가에도 불구하고 중국 현지에서는 “없어서 못 판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 인기를 끌고 있다. 화웨이 스토어 관계자는 “제품 체험 문의와 구매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지금 주문 예약을 하면 언제 제품을 받아볼 수 있을지 안내할 수도 없을 정도로 인기”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까지 출하된 메이트XT 물량은 100만대 이상. 대기 중인 판매 물량은 500만대 이상으로 추산된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흥행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화웨이 자체 운용체계(OS) ‘하모니’가 탑재됐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OS 전용 애플리케이션(앱)들이 모두 온전히 호환되진 않는다. 또 높은 인기도를 이끌 수 있을 정도의 물량도 부족한 상황이다. 인폴딩과 아웃폴딩이 혼합된 폴더블폰 사용성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화웨이의 첫 트리플 폴드폰은 시장에 많은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를 비롯해 다양한 중국 제조사들이 트리플 폴드폰 개발을 추진 중이다. 후발주자인 사업자들이 화웨이 메이트XT 단점을 어떻게 개선할지 주목된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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