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크래프톤(대표 김창한)의 미국 개발 자회사 언노운월즈엔터테인먼트(언노운월즈)가 신작 ‘서브노티카2’의 본격적인 출시 일정에 돌입했다. 언노운월즈는 크래프톤이 포스트 배틀그라운드를 위해 약 9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회사로 큰 기대를 받았지만, 신작 실패 등 아쉬움을 남겼다. 자존심 회복을 위해 대표 IP(지적재산권)를 꺼내든 만큼 크래프톤의 투자 안목을 입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9일 크래프톤에 따르면 언노운월즈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신작 공개 행사 ‘엑스박스 파트너 프리뷰’를 통해 서브노티카2의 첫 티저 트레일러를 공개하고 본격적인 출시 일정에 돌입했다. 언노운월즈는 서브노티카2를 2025년 중 다양한 PC/콘솔 플랫폼에서 얼리엑세스(앞서해보기) 형태로 출시할 계획이다.
서브노티카2는 언노운월즈의 대표 글로벌 흥행작 ‘서브노티카’의 정식 후속작이다. 이 게임은 기이한 해저 생명체와 다채로운 생태계, 숨겨진 비밀이 가득한 외계의 바닷속 세계를 탐험하는 내용을 그린 생존 어드벤처 게임이다. 이용자는 생존에 필요한 도구를 제작하고 해저 기지를 건설하는 한편, 깊은 외계 행성의 바닷속을 탐험하며 자신만의 생존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특히 서브노티카2의 성과는 언노운월즈는 물론 크래프톤도 주시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2021년 12월 콘솔 개발력 제고와 서구권 공략 IP 확보를 위해 언노운월즈를 인수했다. 초기 투자한 금액만 약 6508억원이다. 여기에 인수 이후 경영 성과에 따라 인수대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언아웃(Earn-out)’ 조항으로 2026년까지 약 2044억원 가량이 추가로 투입되는 등 총 인수 금액만 약 8552억원에 이른다.
이는 크래프톤이 2021년 8월 상장에 성공한 이래 현재까지도 가장 규모가 큰 M&A 사례다. 언노운월즈는 2001년 설립된 미국 개발사로 서브노티카를 비롯해 하프라이프 MOD, 내추럴 셀렉션 등 흥행작을 보유하고 있다. 언노운월즈 인수 당시 크래프톤은 지나친 배틀그라운드 의존도 지적과 주요 캐시카우인 배틀그라운드 인도 서비스 중단 등으로 신규 동력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빅딜 이후 2022년 야심 차게 선보인 ‘문브레이커’가 흥행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문브레이커는 베스트셀러 SF 판타지 작가인 브랜든 샌더슨의 SF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턴제 전략 전술 게임이다. 하지만 출시 이후 부족한 완성도 등으로 이용자들에게 외면받았다.
언노운월즈의 부진은 크래프톤의 실적에도 영향을 끼쳤다. 크래프톤의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2023년말 기준 언노운월즈의 손상차손은 약 2445억원이다. 손상차손은 주로 연말 기업이 보유한 자산가치가 하락할 것을 예상해 장부가를 조정하는 작업이다. 피인수 장부금액에서 회수가능금액을 뺀 수치로 인수기업의 자산에서 차감되며 회복되지 않는다. 2022년 집계된 언노운월즈의 첫 손상차손은 약 1339억원으로 1년 새 약 1106억원 증가한 것이다. 이 영향으로 크래프톤은 지난해 4분기 역대 최대 실적에도 약 13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크래프톤은 서브노티카2가 언노운월즈의 대표작 서브노티카 IP를 내건 작품인 만큼 다시 한번 기대할 수 밖에 없다. 원작 서브노티카는 글로벌 판매량 530만장을 기록한 대표 흥행작이다. 크래프톤도 인조이, 눈물을 마시는 새 등과 함께 서브노티카2를 핵심 파이프라인 타이틀로 강조하고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서브노티카2가 기대만큼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있다. 생존 어드벤처 장르의 경쟁작이 많아진 것은 물론 배틀그라운드 만큼의 대중성이 보장된 장르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또 서브노티카2 출시를 두고 크래프톤과 언노운월즈 사이에서 미묘한 엇박자가 있었던 만큼 문브레이커와 같은 완성도에 대한 우려도 나타난 바 있다. 최근 언노운월즈는 회사 설립자이자 서브노티카의 아버지인 찰리 클리블랜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 서브노티카2 등 신작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서브노티카2는 전작인 서브노티카와 서브노티카:빌로우 제로에서 이용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생존과 탐험 요소는 물론 다채로운 해저 생태계가 추가돼 더 깊이 있는 게임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추후 이용자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받아 게임성을 높이는 등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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