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선학회(이하 건선학회)가 ‘세계 건선의 날’을 맞아 국내 건선 환자 치료를 위한 새로운 건선 중증도와 치료 목표를 제시했다. 건선은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이다.
건선학회 정보이사인 방철환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29일 오전 서울 중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새롭게 합의된 기준안은 기존 기준보다 중증도 점수의 개수를 감소하는 대신 환자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특수 부위의 건선을 포함시킨 것이 주요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객관성을 갖기 위해 체계적으로 문헌을 고찰하고 국내 70여명의 전문가가 참여해 2차 설문까지 진행했다”고 전했다.
학회가 제시한 새 기준안은 △건선 영역 및 중증도 지수(PASI) 10점 이상 △PASI 점수가 5점이상 10점 이하이면서 특수 부위에 건선이 있는 경우다.
현재는 국내 중등증 내지 중증 건선의 기준의 필수조건이 △PASI 10점 이상 △BSA 10% 이상이며 부가 조건으로 △PGA 중등증 이상, 삶의 질 평가 10점 이상으로 돼 있다. 최근 글로벌 기준은 △중증도 점수의 개수를 감소하거나 조건을 완화하고 △특수 부위의 건선을 포함하며 △치료 실패 경험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도 글로벌 기준의 변화에 따라 기준을 새로 합의한 것이다.
방 교수는 “특수 부위의 건선을 포함시키는 데 있어 특수 부위의 침범 면적과 중등도를 명시해 중등증 내지 중증의 건선 환자의 비율이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면서 심한 고통을 받는 환자를 포함할 수 있는 기준을 설정했다”고 전했다. 또 “이번 건선 중증도 기준안이 마련돼 추후 생물학적 제제 혹은 건선 신약의 사용을 특수 부위 건선으로 고통받는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건선은 환자의 전반적인 삶의 질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자가면역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이다. 건선은 피부에 은백색의 비늘로 덮인 붉은색 판 모양으로 발진하는 것이 특징이나 그 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두피, 손톱, 손·발바닥뿐만 아니라 생식기 부위에도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특수 부위의 병변은 치료 반응이 좋지 않아 환자들의 삶의 질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정혜정 국립의료원 피부과 교수(건선학회 재무간사)는 “건선 환자 중 약 80%가 건선으로 삶의 질이 중간 정도 이상으로 영향을 받고 있고, 특수 부위 건선은 치료가 어렵고 환자의 일상생활 활동을 어렵게 하는 등 삶의 질 측면에서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학회 홍보이사 박은주 한림대학교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는 “학회에서 합의한 새로운 건선 중증도 기준안은 건선이 단순히 피부 질환이 아닌 환자의 삶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라는 질환 특수성과 이해도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며 “새로 마련된 건선 중증도 기준안에 따라 건선 치료의 목표 및 환자들의 치료 계획 수립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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