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을 이유로 매년 최대 500만 마리에 달하는 동물이 희생됩니다. 실험동물 부검실습 콘텐츠는 실전과 비슷한 가상현실에서 연습이 가능해 동물실험 윤리 문제를 완화할 수 있습니다.”
확장현실(XR) 더해 실제같은 생생한 부검 구현
23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4 디지털미디어테크쇼’에 참가한 라온메타가 실험동물 부검 실습 콘텐츠를 선보인 이유다. 라온시큐어의 자회사인 라온메타는 메타버스 기반 실습 전문 플랫폼 라온 메타데미를 운영하며 올해 5월 실험동물 부검 실습 콘텐츠를 출시했다. 해당 콘텐츠는 메타버스 내에 확장현실(XR) 기술을 구현해 실제 실험동물을 살생하지 않고도 가상현실에서 부검 실습이 가능하도록 했다. 해당 콘텐츠는 은평성모병원과 공동 개발했다.
라온메타는 이번 행사에서 참관객이 직접 실험동물 부검 실습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도록 부스를 꾸몄다. 또 드론조종 실습 콘텐츠, 동작인식 핵심 간호술기, 두경부 해부, 간호술기 및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KTAS), 과학 해부실습 등 다양한 메타버스 실습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라온메타 부스에 입장하면 하얀 의사 가운을 입은 라온메타 직원들이 참관객을 반긴다. 실험을 하려고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하니 가상의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건물이 눈에 보인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광장, 중앙의료원, 강의동, 실험실 등 별도 건물이 안내된다. 이후 실험실로 이동하면 가상의 실험쥐 부검이 가능하다. 실험실 안에는 가운데 실험쥐가 놓여 있다. 주변에는 수술용 포셉과 가위, 혈액 용기가 눈에 띈다.
수술은 쥐를 마취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마취 후 오른손은 가위, 왼손엔 포셉을 집어 들었다. 이를 가지고 실험쥐 배를 절개한다. 그 순간 손에 쥔 컨트롤러에는 진동이 전해진다. 마취를 했는데도 심장은 여전히 뛰고 있다.
절개과정에서 너무 깊거나 얕으면 진동버튼이 울린다. 그리고 다시 시도하라는 메시지가 뜬다. 실습 안내에 따라 가스 마취, 절개, 장기적출, 사체 폐기 등까지 실습이 가능하다. 이중 체혈과정이 가장 어렵다. 정확한 각도로 주사바늘의 3분의 1 지점을 맞춰야만 혈액튜브로 옮겨진다.
이재호 메타데미 사업팀 프로는 “실제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진동 등으로 디테일한 효과를 줬다”며 “매번 생명을 죽이는 실험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상현실로 만들어 최대한 많은 연습을 해보고 실전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온메타는 이 기술을 한국과 미국에 특허로 출원한 상태다. 또 실험쥐를 활용한 실습 준비부터 사체 처리까지 부검 전 과정을 학습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과 실제 부검 영상은 학습 가이드로 제공한다. 또 가상 체험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디지털 배지와 블록체인 기반 수료증 발급 기능을 추가했다.
드론·간호술기·두경부 해부까지 메타버스 응용처 확대
라온메타는 메타데미를 중심으로 실습 콘텐츠 파트너와 실습 교육 기업을 연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산업용 메타버스 생태계를 확장한다.
라온메타 관계자는 “실습 콘텐츠 파트너는 수익성을 높이고 실습 교육 기업은 메타버스 기반 실습 콘텐츠를 활용해 양질의 실습을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라온메타는 메타데미를 오픈한 후 현재까지 12개 실습 콘텐츠 파트너와 협업 체계를 구축한 상태다.
라온메타는 인체 해부학, 반도체 공정, 산업 안전 등으로도 범위를 넓혀 산업용 메타버스 생태계를 더욱 넓힌다는 계획이다.
김대영 메타데미 사업팀 팀장은 “실습 과정 하나하나에 공을 많이 들여 제작해 콘텐츠 현실성을 높였다”라며 “플랫폼 내 고객들이 실습을 더욱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험동물 실습을 비롯해 드론, 건설기계 등까지 메타버스 생태계를 넓혀나가며 파트너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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