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주파수 할당대가 수입금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1조원을 밑돌 전망이다. 정부기금 주 수입원인 주파수 할당대가가 줄면서 정보통신기술(ICT) 기금 확보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기금 가뭄이 지속되면서 2026년 주파수 재할당 대가산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2025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과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내년도 주파수 할당대가 수입 계획은 총 9024억6600만원으로 책정했다. 부처안에 담긴 예산 그대로 정부안에 반영됐다.
올해 주파수 할당대가 예상 수입인 9152억원보다 130억원가량 줄어든 규모다. 정부의 주파수 할당대가 수입은 5G 주파수 신규할당이 이뤄진 2018년 1조7000억원에서 올해 1조원 밑으로 떨어진데 이어 내년에는 2017년 이후 8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주파수 할당대가는 통신사로부터 거둬들인 주파수 사용료다. 방송·정보통신 분야 발전을 위한 ICT 기금 핵심 재원으로 활용된다.
ICT 기금은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과 정보통신진흥기금(정진기금)으로 구성되는데 내년에는 주파수 할당대가 수입 중 4061억원은 방발기금으로, 4963억원은 정진기금으로 편성된다. 두 기금의 내년 총지출 예산(1조6060억원)의 56%를 통신사가 낸 주파수 사용료로 충당하는 셈이다. 나머지는 방송사 분담금과 정부 차입으로 이뤄진다.
내년 주파수 할당대가 세입 예산이 줄어든 것은 제4이동통신 사업 취소로 5G 28㎓ 주파수 공급이 무산된 영향이 크다. 올해 초 스테이지엑스가 28㎓ 대역을 4301억원에 낙찰받았지만 자본금 납입 미이행을 이유로 할당대상법인 자격이 박탈당하면서 예정된 분할 납부금도 없던 일이 됐다.
기금 조성에 숨통을 틔울 것으로 기대했던 3.7~4.0㎓ 대역 신규 할당도 내년 이후로 밀렸다. 정부는 2026년 이용기간이 만료되는 3G·LTE 재할당과 5G 추가 할당을 동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구체적 공급계획을 마련한다는 방침이지만 경매와 최종 할당은 해를 넘겨야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주파수 수입이 지속 감소하면서 통신업계는 내년 재할당 대가산정에도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기금 확보를 목적으로 재할당 주파수의 실제 가치에 비해 과도한 대가를 부과할 경우 재무 부담과 신규 투자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과기정통부 측은 “내년에는 주파수 재할당 계획이 없어 기할당 주파수 할당대가에 대한 분할납부금을 반영해 예산액을 책정했다”면서 “2026년 이후 수입은 중기재정계획을 통해 예상치를 산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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