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가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성비를 무기로 애플을 제치고 2위 자리에 올랐다. 샤오미는 조만간 출시할 샤오미15 시리즈를 통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하지만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샤오미의 글로벌 성장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샤오미15 시리즈로 프리미엄 시장 공략 준비
27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 25일 샤오미15 시리즈의 공식 렌더링(컴퓨터 그래픽 이미지)을 공개했다. 이 시리즈는 레드미13 시리즈, 노트13 시리즈 등 중저가 라인과 차별화해,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품이다.
샤오미15 프로는 ▲6.78인치 대형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 ▲120Hz(헤르츠) 주사율의 2K(2560×1440) 해상도 ▲5000만화소 라이카 카메라와 소니 IMX858 5배 광학 줌 기능 등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사양이지만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나 애플 아이폰보다 저렴한 100만원대 가격을 책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 오는 29일 먼저 공개한 뒤 글로벌 출시도 이어질 계획이다.
샤오미는 현재 유럽을 포함해 인도,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에서 가성비를 무기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 8월 기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판매량 2위를 기록하면서 애플을 제쳤다. 올 3분기 전체 점유율에서도 샤오미는 14%의 점유율로 애플(16%)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특히 샤오미는 아프리카 시장에서 올 2분기 45%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2위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레드미10A와 레드미12C와 같은 저가형 모델들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한 덕분이다.
자신감이 붙은 샤오미는 최근 삼성전자와 애플이 장악한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도 레드미14C 시리즈를 공식 출시했다. 이 제품은 10만원대로, 가격 대비 뛰어난 성능을 자랑해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층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 샤오미, 바이든 행정부 집권 후 기사회생
샤오미가 기술적 혁신과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통해 급성장하고 있지만, 향후 미국의 정치적 변화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019년부터 화웨이 등 중국 기술 기업들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가했으며, 샤오미도 대상 중 하나였다. 미 국방부는 지난 2020년 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임기 만료 직전 샤오미를 포함한 9개 중국 기업들을 중국 인민해방군 연계 기업으로 지정해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샤오미는 이러한 주장이 부정확한 근거에 기반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결국 샤오미는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 집권 직후인 2021년 3월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이 샤오미를 블랙리스트로부터 일시 해제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후 미 국방부는 샤오미와 블랙리스트 지정을 완전히 철회하는 데 합의했다. 이는 샤오미가 화웨이를 대신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하지만 업계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샤오미가 다시 블랙리스트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 기술 기업들이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주장을 지속하는 만큼, 재집권 후 새로운 증거나 논리를 적용해 샤오미를 포함한 중국 기술 기업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다시 부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김종기 산업연구원(KIET) 신사업실 실장은 “샤오미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고 블랙리스트 기업으로 지정되더라도 신흥 시장에서는 입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소비자들은 인공지능(AI) 기능 등 고성능 경험을 중시하는데,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공급 받는데 차질이 생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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