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이 올해 3분기 호실적을 거둘 전망이 나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지역 정세 불안 등이 장기화되며 전 세계적으로 무기체계 수요가 늘고 있다. 앞으로 K-방산은 지상·공중 전력 이외 잠수함 수주전에 뛰어들어 육·해·공 전력을 모두 수주하며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등 국내 방산 주요 4개사는 3분기 합산 매출액 5조5700억원, 영업이익 5902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23년 3분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25% 증가에 그치지만 영업이익이 125% 증가한 수치다.
기업별로 오는 31일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매출액 2조7844억원, 영업이익 341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0.5%, 197.4% 증가가 예상됐다. 올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폴란드에 납품을 시작한 K9 자주포 등 실적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더불어 이집트 K9 개발 매출액도 반영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1680억원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됐다.
오는 28일 3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된 현대로템은 매출액 1조1014억원, 영업이익 1140억원을 거둘 전망이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8.8%, 177.2% 늘어난 수준이다. 현대로템은 올해 상반기 18대의 K2 전차 폴란드 수출에 이어 하반기 38대 수출 실적이 3분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이를 바탕으로 연간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2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오는 29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KAI는 매출액 9543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감소하지만 영업이익이 12.2% 증가한 73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액 감소는 2023년 호실적의 기저 효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 증가는 국내 사업, 완제기 수출 부문 호실적에 힘입을 것으로 풀이된다.
LIG넥스원의 경우 매출액 7299억원, 영업이익 61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5.6%, 76.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지정학적 이슈로 K-방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지상·공중 무기체계 이외 잠수함까지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최근 폴란드 ‘오르카(ORKA)’ 프로젝트’를 두고 잠수함 수주 경쟁을 벌인다. 8조원 규모로 추진되는 오르카 프로젝트는 폴란드 잠수한 3척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오르카 프로젝트는 현재 한국을 비롯해 독일, 프랑스, 스웨덴, 스페인 등 각국 기업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양사는 수주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10월 초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폴란드 해군과 조선산업을 위한 한·폴란드 협력의 새 시대’를 주제로 ‘프로모션 데이’를 개최했다. 이 행사를 통해 HD현대중공업은 영국의 잠수함 생산업체인 밥콕 인터내셔널과 LIG넥스원이 행사에 함께 참가해 오르카 프로젝트 입찰을 앞두고 HD현대중공업이 폴란드에 제안 예정인 잠수함에 탑재되는 주요 시스템과 솔루션을 직접 소개했다.
한화오션은 10월 23일 폴란드 해군사관학교 토마스 슈브릭(Tomasz Szubrycht·해군소장) 교장, 한국 해군사관학교 이수열(해군소장·해사45기) 교장 등 양국 사관학교 주요 관계자들을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맞았다. 한화오션은 폴란드 해사 관계자들에게 한화오션 잠수함 건조 기술력과 함께 폴란드 해군의 안정적인 잠수함 운용능력 유지를 위한 승조원·정비요원 교육훈련 계획도 설명했다. 이어 한화오션은 폴란드 해사 일행과 폴란드 잠수함 획득 사업 관련 협력 사항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한국 방산업체가 잠수함 수주에 성공하면 2011년, 2019년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인도네시아에서 수주한 6척 이후 첫 수주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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