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 강호로 손꼽히던 넥슨·넷마블·엔씨·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의 ‘3N2K’ 경쟁 구도가 넥슨·크래프톤의 NK 양강 체제로 재편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신작 흥행은 물론 기존 주력 라인업까지 안정적 성과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두 회사와 달리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는 흥행 부진 속 실적 악화로 강도 높은 경영 쇄신 작업에 돌입했다.
24일 증권가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3분기 매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8% 급감한 5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게임즈는 가까스로 적자는 면했으나 이렇다할 신작을 선보이지 못하고 기존 라이브 서비스 타이틀 역시 하향 안정화가 지속되며 실적이 급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들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카카오게임즈는 무선통신기기 자회사를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핵심 개발 자회사인 엑스엘게임즈 또한 희망퇴직과 사내 전환배치 희망자를 모집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4분기부터 다장르·다플랫폼 전략을 바탕으로 내년까지 15종에 이르는 라인업을 출시해 실적 반등을 꾀할 방침이다.
엔씨소프트는 전년동기 대비 절반 수준인 85억원대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리니지 시리즈 부진으로 실적이 하락한 이후 블레이드앤소울 지식재산(IP)을 기반으로 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 ‘호연’을 출시했지만, 기대에 못미치는 성과를 거뒀다. 신규 장르·플랫폼에 도전한 난투 게임 ‘배틀크러쉬’는 5개월여 만에 서비스 종료가 공지된 상태다. 다만 ‘쓰론앤리버티(TL)’가 해외 시장에 글로벌 버전을 선보인 이후 33만명이 넘는 동시접속자를 기록하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호재다. 하루만에 사전예약 100만명을 돌파한 ‘저니 오브 모나크’도 연내 출시 예정이다.
반면, 크래프톤과 넥슨은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 크래프톤은 올 3분기 전년동기 대비 33% 이상 증가한 2524억원의 영업이익이 기대된다. 출시 7주년을 맞은 ‘배틀그라운드’가 꾸준히 큰 인기를 끌며 국내외 견조한 이용자 지표를 유지하고 있다. 지속적인 신규 콘텐츠 업데이트와 다양한 이벤트로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넥슨은 올해 3분기 역시 기록적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앞서 자체적으로 집계한 실적 예상치로 매출 최대 1조 3279억원, 영업이익 5003억원, 순이익 3759억원을 제시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약 22%, 영업이익은 19% 증가한 수치다.
상반기 중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매출 확대를 견인함에 따라 연매출 4조원 돌파가 가시화됐다. 퍼스트 디센던트 역시 시즌 업데이트로 유저 지표가 회복되는 추세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