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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지만 나쁘지 않은 한 해, 젠지 ‘솔로’ 강근철 감독 “너무 행복한 시즌 보냈다”

아시아투데이 조회수  

젠지 ‘솔로’ 강근철 감독. /이윤파 기자
모두가 젠지의 행보를 기대했다. 5연속 결승 진출, 마스터스와 퍼시픽 스테이지 2에서 연속으로 우승하며 챔피언스 서울의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한국에서 열리는 챔피언스이기에 한국 발로란트 팬들의 이목이 쏠렸다. 그러나 이런 기대와 달리 죽음의 조를 극복하지 못하고 빠르게 챔피언스 서울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퍼시픽 최초의 국제전 우승과 5연속 결승이라는 업적에서 알 수 있듯이 2024년의 젠지는 마법 같은 한 해를 보냈다.

젠지는 이번 시즌 보여준 성적이 운이 아니고 실력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퍼시픽 최강자라는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한다. 이번 시즌과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젠지를 이끌 ‘솔로’ 강근철 감독을 만나 올 한 해를 돌아보고 내년에 대한 포부를 들어볼 수 있었다.

◆ 마무리 아쉬웠지만… “나쁘지 않은 해였다”
발로란트 마스터스 상하이 우승을 차지한 젠지. /라이엇 게임즈 이스포츠
젠지는 챔피언스 서울의 유력한 우승 후보였으나 센티널, 팀 헤레틱스, FPX가 속한 죽음의 조를 넘지 못하고 탈락했다. 강근철 감독은 “아쉽긴 했지만, 그전에는 너무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기에, 나쁘지 않은 해였다”고 자평했다.

젠지는 2024년을 전체적으로 돌아보면 가장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낸 팀이다. 그러나 챔피언스에서 무너지는 탓에 이전에 일군 업적들이 저평가된 경향이 있다.

강근철 감독 역시 이를 지적하며 “이번에 e스포츠 어워드에 저희 선수들이 후보로 올라갔으면 했는데 챔피언스 우승 때문에 ‘캉캉’ 선수가 후보로 올랐다. 저희도 정말 잘했는데 마지막 대회를 못 해서 빛을 못 발하는 건 확실히 있다. 아쉽긴 하다”고 고백했다.

젠지의 약점은 일정이었다. 강근철 감독은 “저희가 다른 전략이나 요원 등을 연습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 일정상 다른 팀들한테 정보를 많이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모든 대회의 결승에 진출한 젠지는 해외에 다녀와서도 바로 대회를 진행해야 했고, 마음 놓고 쉴 시간이 없었다. 강근철 감독은 “저희는 프로 선수다 보니까 힘든 일정도 당연히 소화해야 하는 거고, 선수들한테 그냥 열심히 하자 어쩔 수 없으니 서로 같이 힘내고 잘하자고 격려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플레이도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젠지는 챔피언스 조별 예선 팀 헤레틱스와의 승자전 2세트에서 10:5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가 역전을 허용하며 매치를 내줬다.

강근철 감독은 “저희가 퍼스트 킬을 낸 상황도 많았다. 그 상황에 저희가 많이 집중했으면 그냥 이기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팀 플레이보다는 개인 플레이들이 좀 나왔던 것 같아서 그때가 아쉽다”고 밝혔다.

‘카론’ 김원태는 챔피언스 기간 식중독으로 인해 대회 초반 컨디션 난조를 보이기도 했다. 강근철 감독은 “아마 육회를 먹었을 텐데 많이 힘들어했다. 팀 헤레틱스와의 경기까지 어느 정도 영향이 갔을 것 같다”며 “선수들이 해외 대회나 호텔을 가거나 하면 환경이 안 맞아서 자주 아프더라, 그런 부분들도 신경 써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비록 아쉬움은 남지만 2024년 젠지는 ‘위대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업적을 만들어냈다. 한 시즌 동안 고생했던 선수들에게 강근철 감독은 “5명 모두 쉴 새 없이 달려오느라 너무 고생했고, 너무 행복한 시즌을 보냈다. 너희들 덕분에 좋은 한 해였다”고 진심을 전했다.

◆ 리빌딩 돌입하는 젠지, “총도 잘 쏘고 어리고 똑똑한 완벽한 선수 왔으면”
T1으로 이적한 ‘메테오’ 김태오. /발로란트 플리커
이제 젠지는 2025년을 맞이할 새로운 로스터를 꾸려야 한다. 시즌마다 로스터 변동이 심한 e스포츠의 특성상 챔피언스 서울을 빠르게 탈락한 시점에서 젠지의 변화는 기정사실이었다.

2024년 젠지를 이끈 주축 ‘메테오’ 김태오는 T1으로 떠났고, ‘라키아’ 김종민도 젠지와 계약을 종료했다. 강근철 감독은 “조금은 예상했었다. 선수들이 세계적인 레벨이 됐기에 몸값이 많이 오르기도 했고, 5명이 다 같이 가면 좋겠지만 안 될 가능성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새로 합류하게 될 선수는 피지컬 좋고 총도 잘 쏘고, 어리고 똑똑한 완벽한 선수가 왔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전했다.

또한 새로운 로스터를 꾸리는 데 있어 좋은 선수들이 모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수 간 호흡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강근철 감독은 “같이 한 시간을 절대 무시 못 한다. 좋은 선수들은 자기들끼리 마찰이 생길 수도 있고, 시간을 따라가는 것이 쉽지 않다”며 “스크림도 열심히 하고 같이 노력해서 선수들의 호흡을 잘 맞춰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 올해 혹은 그 이상을 노리며 “마스터스 우승도, 챔피언스 플레이오프도 가고 싶다”
젠지 ‘솔로’ 강근철 감독. /이윤파 기자
젠지는 새로운 2025년을 준비한다. 2024 시즌에 뛰어난 성적을 거둔 만큼 부담도 되는 상황. 강근철 감독은 “자신감은 있지만 올해 성적이 너무 말이 안 돼서 비슷하게끔 하고 싶다. 마스터스 우승도 또 해보고 싶고 챔피언스도 플레이오프까지 가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앞서 아쉽다고 언급했던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 일정에도 여유가 생긴다. 강근철 감독은 “이번 연도에 그렇게 했으면 좋았겠지만, 확실히 좀 더 여유가 생길 것 같다. 더 좋은 전략이나 나오지 않았던 요원들 준비할 시간도 있어서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퍼시픽의 숙원사업인 챔피언스 우승에 대한 예측도 내놓았다. 강근철 감독은 “순서상으로는 이제 퍼시픽 차례인 것 같다. 물론 챔피언스는 변수가 많다 보니 누가 우승할지는 모르겠지만 퍼시픽이 우승했으면 좋겠고, 가능하면 한국팀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메테오’를 포함해 공격적인 리빌딩으로 강력한 로스터를 꾸린 T1이 좋은 성적을 낼 것 같다고 예상했고, 퍼시픽에 새로 합류한 신 프리사 게이밍에 대해서도 “한국 팀이기에 잘할 것 같고, 상위권에 갈 수 있을 만한 선수들이기 때문에 충분히 좋은 성적 노려볼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강근철 감독은 인터뷰를 마치며 “내년에도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저희 선수들 많이 사랑해 주시면 좋겠다. 감사드린다”고 팬들에게 인사를 남겼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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