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가 서비스하는 인공지능(AI) 카메라 앱 ‘스노우·에픽·소다’ 등의 이용자 수가 1년 새 감소했다. 이 앱들은 지난해 AI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필 사진 기능을 제공하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초기의 신선함이 사라졌고, 반복된 보정 스타일로 이용자들이 흥미를 잃어 이탈이 가속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스노우의 지난달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383만명으로, 전년 동기 494만명에서 100만명 이상 감소했다. AI 프로필 기능 출시 당시 MAU는 약 600만명에 달했다. 같은 기간 소다의 MAU도 117만명으로, 전년 동기(163만명) 대비 50여만명 급감했다. 에픽도 30만명대였던 MAU가 20만명대로 줄었다.
스노우는 증강현실(AR) 메이크업 효과, 다양한 스티커, 트렌디한 필터 등을 활용해 셀피를 찍고 편집할 수 있는 카메라 앱이다. 지난해부터 AI 기반 기능들이 추가되면서 매출과 다운로드 수가 증가했다.
이용자는 사진관에 가지 않고도 자신의 사진을 AI로 변환해 고품질의 프로필을 만들 수 있다. 스노우에 따르면 ‘미래 2세’ 이미지는 현재까지 총 67만6000회 제작됐으며, 증명사진도 12만3000회 제작됐다.
유명인들 사이에서도 AI 프로필 사진이 유행할 정도로 화제였다. 특히 배우 소유진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유명 인사들이 자신의 AI 프로필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공개하기도 했다. 특히 에픽의 1990년대 미국 졸업사진 스타일 ‘AI 이어북’ 기능은 미국 등 서구권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인기 속에 지난해 스노우와 에픽의 매출은 급성장했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업체 센서타워 스토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스노우는 지난해에만 누적 매출액의 93%에 이르는 2600만달러(약 35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에픽도 1460만달러(약 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스노우가 네이버 콘텐츠 부문 매출 성장을 이끌면서 실적 ‘효자’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 같은 전성기는 오래가지 못하는 분위기다. 과도한 보정이나 재미 요소가 반복되면서 이용자들이 더 이상 새로운 경험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많은 이용자들은 “초반에는 신기했지만, 더 이상 새롭지 않다”는 의견을 공유하며 앱 사용을 줄이고 있다. 또한, AI 이미지가 실물과 지나치게 달라 SNS나 데이팅 앱을 통한 만남 후 신뢰가 저하된다는 불만도 많아지고 있다.
카카오가 지난해 11월 선보였던 AI 프로필 사진 서비스 ‘칼로 AI 프로필’도 올해 7월 출시 약 7개월 만에 종료했다. 카카오는 서비스 종료에 대해 “카카오가 준비 중인 새로운 AI 서비스의 방향성에 맞춰 기존 서비스들을 재정비하고, ‘선택과 집중’을 위해 종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프로필의 특징상 초반에 재미로 몇 번 사용하지만, 활용성 자체는 떨어지는 만큼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능이 나오지 않으면 이용자 유지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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