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헌 넥슨재팬 대표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이정헌 넥슨재팬 대표는 게임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비개발자 출신 최고경영자다.
2003년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2018년 넥슨코리아 대표를 거처 올해 본사 대표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도 유명하다. 약 21년간 넥슨컴퍼니에만 몸담은 그는 회사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넥슨의 또다른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다.
이정헌 대표가 과거 맡았던 던전앤파이터, 피파(현 FC) IP는 현재까지도 넥슨 실적을 견인하는 주요 게임들이다. 그는 넥슨 IP을 활용한 이벤트나 콜라보레이션 등을 적극 추진하며 이용자들 호응을 얻었다. 지금도 넥슨은 오케스트라, 웹툰, 엔터테인먼트 등 다른 산업들과 적극적으로 IP 협력을 하고 있다.
네오플 시절 이정헌 대표는 한국코카콜라와 협력해 던전앤파이터 캐릭터 ‘도적’을 주제로 한 음료 ‘네스티’를 출시했다. 또 피파온라인3 마케팅을 위해 당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던 박지성, 기성용 등으로 홍보모델로 발탁했다. 프리미어리그 전광판에 한글 광고까지 전개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이어갔다.
성과를 인정받은 그는 2018년 ‘비개발자 출신’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넥슨코리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003년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뒤 약 15년 만이었다. 성과 위주 인사를 하는 넥슨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이정헌 대표 취임 당시 넥슨을 둘러싼 환경은 혹독했다. 실적 악화는 물론 매각설까지 퍼지며 창립 이래 최대 위기 상황이었다. 여기에 노사갈등, 일부 게임들의 지나친 과금 유도로 이용자들로부터 ‘돈슨(돈+넥슨)’이라는 오명까지 받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였다.
이정헌 대표는 하나씩 하나씩 문제 해결에 나섰다. 먼저 조직안정화에 힘썼다. 임직원들과 소통을 강화했으며 고(故) 김정주닫기김정주광고보고 기사보기 창업자 매각 의지를 돌리는데 성공했다. 또 선택과 집중 전략 일환으로 인수합병(M&A)은 물론 개발조직까지 개편했다. 이 밖에 노조와의 지속적 대화를 통해 게임업계 최초로 ‘포괄임금제’를 폐지하는 등 기업 문화 개선에도 집중했다.
당시 이정헌 대표는 노조와의 대화에 대해 “노조 활동을 존중하고 충분한 대화로 원만한 합의를 이뤄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회사 구성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업계에 귀감이 되는 근무환경과 조직문화 조성에 노력하겠다”고 밝히는 등 포용 리더십 입증했다.
지난 2018년 사회공헌 사업을 전담할 ‘넥슨재단’을 설립하고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설립 추진, 프로그래밍교육 등 다양한 사회공헌 계획도 발표했다. 넥슨재단 이사장은 김정욱 당시 넥슨코리아 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이 맡았다. 김정욱 본부장은 올해 이정헌 대표가 넥슨재팬으로 자리를 옮긴 후 뒤를 이어 공동대표에 오른 인물이다.
이러한 이정헌 대표 노력은 넥슨이 이용자 신뢰 회복뿐만 아니라 국내 게임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에 올라설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실제 넥슨 매출 규모도 이정헌 대표가 취임한 2018년 약 9400억원 수준에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며 임기 마지막인 지난해 3조9329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1조 2516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치다. 넥슨은 올해 게임업계 최초 연매출 4조원 돌파에 도전 중이다.
넥슨코리아에서 성공적 커리어를 보낸 이정헌 대표는 넥슨 창립 30주년인 올해 본사인 넥슨재팬 대표에 올랐다. 넥슨컴퍼니 수장에 오른 그는 올해 아시아를 넘어 서구권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IP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새로운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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