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부과한 과태료 중 납부 비율이 53.6%에 그치며 미납액이 1조 원을 넘어섰다. 현행 제도의 한계로 체납자 관리가 어려워 제재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범칙금 중심으로 법령 개편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과 과태료, 절반 밖에 못 걷었다
경찰이 부과한 과태료 중 실제 납부되는 비율이 절반을 조금 넘는 53.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경찰이 부과한 총 과태료 2조2934억 원 중 1조2284억 원만 징수된 상태다.
이에 미납액은 사상 처음으로 1조609억8600만 원을 돌파했다. 도로 안전을 위협하는 교통법규 위반으로 발생한 과태료가 대부분인 것을 생각하면 빠른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과태료, 안내도 피해가 크지 않다
2022년 교통법규 위반으로 징수된 과태료만 1조831억 원에 달한다. 2018년부터 무인 단속 카메라가 대폭 증가하면서 과태료 부과 금액이 상승한 상태다.
하지만 과태료는 형벌이 아닌 행정 제재에 해당해 강제 구인이 어렵고 전과도 남지 않는다. 또한, 벌점이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납부율이 현장에서 부과되는 범칙금의 90%에 비해 현저히 낮다.
과태료를 납부하지 않으면 첫 달 3%, 이후 매달 1.2%의 가산금이 최대 60개월 동안 부과되며, 가산금 상한선은 과태료의 75%다. 그러나 소액 과태료에 대한 가산금이 적어 납부를 무시하는 사례가 많다.
가령 속도 위반으로 4만원의 과태료를 부과 받은 사람은 첫달 3% 가산금, 즉 1200원을 추가로 내야하고, 그 후에도 내지 않으면 매월 480이 추가된다. 이처럼 가산금액이 크지 않아 운전자 입장에서는 크게 신경쓰이지 않는 것이다.
면허 정지할 수 있는 범칙금 등 수단 개편 절실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따라 1000만 원 이상 고액 또는 3회 이상 1년을 경과한 체납자는 유치장 감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과태료 건당 부과 금액이 소액인 걸 생각하면 1000만 원을 넘기기는 어렵다
국세징수법에 따라 차량 압류도 가능하지만, 생계 수단 등을 이유로 국민 반발이 예상되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심지어 폐차도 과태료 미납을 위한 편법으로 동원된다. 일부 체납 차량은 지자체에 의해 압류되더라도 출고 11년이 지난 차량은 ‘차령 초과 말소 제도’를 통해 폐차가 가능해 압류의 실효성이 떨어진다. 엄연히 과태료 기록은 남아있지만 폐차 혹은 새 차 구입에 전혀 지정이 없다.
자동차 번호판을 압수하는 영치 조치도 실효성이 낮다. 30만 원 이상, 60일 이상 미납된 차량에 대해 영치가 가능하지만 대상이 많고 단속 인력은 적어 사실상 어려운 현실이다.
과태료 체납이 세수 확보에도 영향을 끼치지만 법규 위반으로 부과되는 것을 생각하면 위협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에 과태료 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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