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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경쟁사에 밀리고 품질 승인 지연… LX세미콘 앞길은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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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태 LX세미콘 최고경영자(CEO)./LX세미콘 제공
이윤태 LX세미콘 최고경영자(CEO)./LX세미콘 제공

반도체 설계기업 LX세미콘이 지난해까지 사실상 독점 공급하던 LG디스플레이의 애플 아이폰 시리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물량을 올해 대만 노바텍에게 절반 이상 내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애플용 DDI 품질 테스트 통과가 지연돼 올 3분기 실적이 기대보다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X세미콘은 지난 2021년 LX그룹이 LG에서 독립하면서 편입된 자회사다. 주력 사업인 DDI는 디스플레이의 각 화소(픽셀)에 적절한 양의 전압을 공급해 색과 밝기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LX세미콘는 올 상반기 매출에서 90% 가까이를 DDI로부터 거뒀다. 지난해 IT 업황 침체로 영업이익이 60%가량 감소한 1290억원에 그치면서 7년 만에 삼성전기 사장 출신인 이윤태 사장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X세미콘은 애플 아이폰 시리즈에 들어가는 LG디스플레이 OLED용 DDI 공급 비중이 50% 미만으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가 가격 경쟁력 등을 앞세운 노바텍에 예상보다 많은 물량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DDI 품질 테스트 통과가 지연되면서 LX세미콘의 올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달 전 359억원에서 현재 238억원으로 낮아졌다.

글로벌 DDI 시장 2위 기업인 노바텍은 올해부터 LG디스플레이에 DDI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공급망 다변화를 통한 원가 절감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DDI 구입에 전체 원재료 매입액의 약 10% 수준인 8560억원을 지출했다. 김종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경쟁사의 진입으로 올해 LX세미콘의 국내 고객사 점유율은 45% 내외 수준일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여기에 품질 문제도 발목을 잡고 있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올해 LG디스플레이의 P-OLED 패널 출하량은 지난 2년간 초도 제품 승인에 차질이 발생했던 것과 달리 올 7월부터 조기 양산이 시작되면서 전년 대비 약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하지만 LX세미콘의 DDI는 품질 승인이 지연됨에 따라 9월부터 본격 출하됐다”고 설명했다. 올 3분기 LG디스플레이의 애플 아이폰 시리즈용 OLED 공급이 전년 동기 대비 늘었지만 LX세미콘은 기대만큼 수혜를 보지 못한 것이다.

노바텍의 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DDI 관련 매출 의존도가 높은 LX세미콘의 수익처 다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LX세미콘은 DDI에 편중된 매출처를 다변화하기 위해 전장(자동차 부품)용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와 방열 기판 등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고객사 확보 등 성과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미래 먹거리로 지목한 방열 기판 사업은 지난 2022년 경기도 시흥 공장을 구축했지만 아직까지 실적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SiC 사업도 이윤태 사장 체제에서 규모를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부품 업계 관계자는 “DDI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LX세미콘은 그동안 매출처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며 “방열 기판, SiC 등 신사업 추진 계획을 계속 발표해왔지만 실적 기여도가 없어 시장의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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