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무선 네트워크 장비 시장이 6세대(6G) 이동통신이 상용화하는 2029년까지 침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주요 네트워크 장비기업 실적도 하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다만 6G 서비스 상용화 이후에는 300억달러 이상으로 성장하며, 예전의 영광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 그룹은 ‘6G 보고서’를 통해 무선접속망(RAN) 시장 규모가 2021년부터 2029년까지 21%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델오로 그룹은 정확한 시장규모 예측치를 제시하진 않았다. 다만, 글로벌 RAN 시장은 지난 2년간 급격한 하락세에 있으며 2024년 이후에는 하락폭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동통신사는 5G를 구축하며 새로운 킬러서비스가 등장하고, 산업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성공하지 못하며 투자 회의론이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이통사들은 2010년부터 2023년까지 4G와 5G를 구축하기 위해 2조 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투자 비용에 비해 과거와 같은 획기적 수익성을 달성하진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적으로 이통사들이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에 집중하면서 내년 설비투자(CAPEX)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기업과 다른 시장조사업체도 이같은 전망이 일치한다.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은 2023년 487억8000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24년 479억7800만달러, 2025년 456억8200만달러, 2026년 430억3800만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주요 통신장비 기업도 실적하락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노키아는 5G 통신장비 수요 약세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 감소한 4억2300만 유로를 기록했다. 에릭슨은 2분기 영업이익은 24억스웨덴크로나(약 3140억원)로 전년 대비 52%가 감소했다. 다만, 화웨이, ZTE 등 중국기업들은 자국의 수요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스티븐 폰그라츠는 델오로 그룹 부사장은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 성장이 계속 둔화되고 있어 RAN 시장에 더 큰 하향 압력을 가할 것”이라며 “하지만 결국 추가 용량이 필요할 것이고, 보다 넓은 주파수대역과 대형 기지국을 활용해 비용 효율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다만, 6G가 침체된 네트워크 시장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일치한다. 실시간 생성형 AI 서비스 등 대용량 콘텐츠가 등장하기 활성화될 경우, 데이터트래픽 폭증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초대용량·초고속 성능을 바탕으로 지능화된 6G 네트워크가 필수 인프라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델오로그룹은 6G RAN 수익은 2033년까지 3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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