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전환이 임박한 것으로 평가받던 올 3분기 LG디스플레이의 실적 기대치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증권가는 한달 새 LG디스플레이의 예상 적자 규모를 약 137배 늘려 잡았다. 2분기 실적 효자 역할을 했던 애플 아이패드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 3분기엔 예상보다 적게 팔린 데다 일회성 비용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LG디스플레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마이너스(-) 963억원이다. 한달 전까지만 해도 증권사들은 LG디스플레이가 3분기 7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봤지만, 최근 들어 눈높이를 급격하게 낮추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분기 적자 937억원을 냈는데, 3분기엔 이보다 적자 규모를 키울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한달 사이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예상 적자를 1250억원에서 351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KB증권은 적자 2493억원, 삼성증권은 적자 790억원을 예상했다.
예상 적자 규모가 늘어난 건 태블릿, 노트북, 모니터 등에 쓰이는 IT용 패널의 수요가 시장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희망퇴직 단행 등 인력 축소에 쓰인 일회성 비용도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김운호 IBK증권 연구원은 “IT용 패널은 전반적으로 출하량이 저조한데, 기대했던 IT용 OLED는 2분기 물량 중 상당 부분이 재고로 쌓여 있어 3분기 출하는 예상보다 크게 부진한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IT용 OLED 사업이 적자로 전환하고, 원달러 환율 약세와 구조조정 비용 추가 발생으로 수익성이 이전 전망보다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이 지난 5월 출시한 아이패드 프로의 OLED 패널 최대 공급사인데, 3분기 들어 제품 수요가 줄었다. LG디스플레이는 처음으로 OLED 패널이 탑재된 아이패드 프로 11·13인치 두 모델 모두에 OLED를 공급하며 올 2분기 적자 폭을 대폭 줄였으나, 이후 공급 물량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올 3분기 아이패드용 OLED 패널 출하량이 LG디스플레이 110만대, 삼성디스플레이 90만대로, 2분기(LG디스플레이 162만대, 삼성디스플레이 150만대)보다 총 112만대가량 덜 나갔다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모두 50~60만대가 덜 팔린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9월 들어 아이패드용 OLED 출하량이 크게 줄기 시작했다”며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태블릿 제품 패널은 애플의 아이패드뿐이기 때문에 이 제품 수요에 따라 실적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디스플레이 시장조사업체 DSCC도 3분기 아이패드용 OLED 패널 출하량이 전 분기보다 40% 감소했다고 봤다. 로스 영 DSCC 최고경영자(CEO)는 “OLED 아이패드 프로는 스마트폰, 노트북을 보완하는 제품치고는 가격이 높은 데다 고물가 부담으로 태블릿 교체 주기도 단축되지 않고 있다”며 “지난 2분기 얼리어답터들의 수요를 충족시킨 후 시장 수요가 말라버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아이패드용 OLED 패널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 1000만대에서 670만대로 낮췄다.
다만 증권가는 LG디스플레이가 올 4분기엔 아이폰에 공급하는 OLED 패널 양이 늘어나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9월 출시한 애플 아이폰16 프로·프로맥스에 OLED를 공급하고 있다. 장정훈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모바일 OLED 출가 증가로 설비가 풀가동될 것으로 예상돼 4분기 6060억원가량의 영업흑자는 확실해 보인다”며 “다만 연간 흑자전환은 어렵다고 봐 올해 영업손익은 적자 360억원을 예상한다”고 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LG디스플레이는 올해 OLED 연간 패널 매출의 3분의 1 이상이 4분기에 집중될 것”이라며 “하반기 실적은 전방 산업인 스마트폰과 PC, TV의 수요 증가 속도에 달려 있는데, 현재까지 4분기 OLED 중소형 패널 출하는 연간 물량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4분기 대형 OLED 패널 출하량도 올해 전체 물량의 3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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