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9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새로운 분야의 플래그십 자리에 등극할 예정인 만큼 그 기대감도 상당하다. 반면 제네시스에게 자리를 내어준 그랜저는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 할 뿐이다. 아이오닉9는 새로운 기함으로서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현대 전기 준대형 SUV
아이오닉 출격 대기 중
현대의 새로운 전기 준대형 SUV 아이오닉9가 연말 출격을 앞두고 있다. 현대의 새로운 플래그십으로 등극을 눈앞에 둔 상황이다.
플래그십. 기함. 현대에선 그랜저가 항상 차지해왔다. 부의 상징, 고급차의 대명사. 한 때는 자신의 안부를 그랜저로 답했다는 광고를 내세울 정도로 그 위상은 대단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달라졌다. 제네시스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제네시스는 수양대군, 그랜저는 단종일까
제네시스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나서며 입지를 단단히 하는 반면 그랜저는 그 사이에서 갈피를 찾지 못했다. 분명 제네시스의 출범과 도약은 현대차에게 있어선 중요하고, 당연하며 동시에 긍정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그랜저는 영광의 조명이 자신을 벗어나는 것을 느끼며 무력감을 느껴야만 했다.
기업의 총수, 정계의 권력자, 지역의 유지가 마땅히 그랜저를 타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 역사는 끝없이 이어질 줄 알았다. 영원한 국산차의 플래그십 자리를 넘볼 야망 있는 차들은 항상 있었지만 그랜저를 답습하고 반복하는 아류에 불과할 뿐이었다. 다른 브랜드, 다른 차들은 그랬다.
하지만 누가 알았을까. 칼을 뽑아 목을 겨누는 이가 같은 집안에서 나올 줄은. 제네시스를 말한 것이 아니다. 제네시스를 필요하다고 생각한 이들을 가리킨 것이다. 그랜저보다 더, 더를 외친 사람들이 제네시스를 만들어냈다.
결론적으론 제네시스가 현대차그룹의 한 변곡점을 만든 것은 사실이다. 영원은 없다는 말을 실현하려는 것처럼, 독일 완성차의 아우성을 무너트릴 수 있다고 자신감을 갖고 나아가고 있고, 실적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영원은 없다는 이 말은 그랜저를 먼저 향하기도 했다.
이제 그랜저는 이름에서 묻어나는 과거의 향수가 정체성이 됐다. 그것 밖에 남지 않았을 수도 있다.
아이오닉9, 나아갈 길은 어디 있나
그랜저를 바라보며 아이오닉9는 무슨 생각을 할까. 자신은 과거의 그랜저처럼 새로운 기함 자리에 올라서는데, 그 말로가 똑같을지, 아니면 그마저도 혹은 그 이상으로 할 수 있을지 생각 중일지도 모른다.
전기차, 준대형, SUV, 가전제품을 품은 자동차. 입을 수식어는 한껏 쟁여놨다. 하지만 이젠 그랜저의 등극과는 시대도 달라졌다. 경쟁자는 수두룩하고 그 중에서 보다 나은 차도, 낮은 차도 있다. 그럼에도 각각의 이유로 어떻게든 팔리고 살아가는 중이다.
아이오닉9가 과연 황혼기를 맞이하며 과거를 돌아볼 때, 추억으로 노년을 버틸 수 있는 역사를 써내려 갈 수 있을까. 플래그십이라는 이름값이 과연 치장값에 불과할지, 자신을 위한 원동력이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
제네시스에게 내준 자리를 그리워하고 쓸쓸해 하는 것은 그랜저의 일이다. 또한 그 와중에 찬란했던 자신의 역사를 바라보며 아직도 즐거워하고 힘이 날 수도 있다. 아이오닉9는 아이오닉9 대로, 전기차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이겨나가야 한다. 그게 최신식 편의 옵션, 자율주행, 하다못해 가격일지라도.
아이오닉9는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 출시 예정이다. LG전자와의 협업으로 슈드레서, 스타일러 등 갖가지 가전제품을 전기차 특유의 내부 공간성을 활용해서 탑재할 전망이다. 비록 동급 EV9이 가격으로 인해 국내에서 부침을 겪고 있더라도, 해외에서의 활약과 호평으로 건재한 만큼 아이오닉9도 선전을 기대 중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