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지속 성장하며 어려움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체질을 만들고자 합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와 ‘지속 성장’을 화두로 제시했다. 글로벌 불확실성 심화와 산업 간 경계 없는 무한 경쟁 속에서 변화와 성장을 바탕으로 생존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오는 14일 정 회장 취임 4주년을 맞은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제조를 넘어 다양한 모빌리티 게임 체인저로서 입지를 강화하며 양적·질적 성장을 가속해왔다. 정 회장 취임 이후 현대차는 영업이익 2.5배를 달성했고 글로벌 자동차 판매 톱3 자리를 지키고 있다.
변화와 성장을 위해 정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먼저 2030년 글로벌 전기차 톱3 달성 목표를 차질 없이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대차그룹 핵심 시장인 자동차 대국 미국과 인도에서 선두로 올라서야 한다.
정 회장은 2022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을 위해 76억달러(약 10조25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설립을 결정했다. 애초 HMGMA는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설계됐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하이브리드차를 병행 생산하도록 변경됐다.
HMGMA는 유연한 생산 역량 기반으로 6∼7개 차종을 생산할 전망이다. 연간 생산량은 30만대에서 향후 50만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인도 증시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로 기대되는 현대차 인도법인(HMI) 상장은 정 회장이 중점 추진 중인 과제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IPO로 30억달러(약 4조원)를 조달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1996년 인도법인을 설립하고 1998년 첸나이 공장에서 쌍트로를 처음 양산하며 인도 자동차 시장에 진출했다. 인도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이다.
정 회장이 글로벌 기업들과 체결한 파트너십을 어떻게 구체화해 시너지를 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는 지난달 제너럴모터스(GM)와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달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향후 전기차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배터리 기술 개발과 효과적인 재료 공급망 구축이 필수다. 해외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필요 기술을 내재화하는 등 배터리 기술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현대차는 올해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중장기 전략 ‘현대 웨이’를 발표하며 전기차 성능·안전,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배터리 개발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당시부터 대두된 숙제도 풀어야 한다. 서울 삼성동에 들어설 현대차그룹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는 조속한 완공이 시급하다. 현대차그룹이 105층 초고층 빌딩에서 55층 2개동 건물로 계획을 변경하자 서울시는 인허가를 위해 재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배구조 개편도 남았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 지분율을 높이면서 순환출자 구조를 깰 수 있는 개편안을 마련해야 한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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