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2분기 연속 영업이익 5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2014년 이후 10년만의 성과다. 본업인 통신 매출 성장이 지속되고 비용 효율화도 이뤘다.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사업체질 개선에 탄력이 붙으면서 AI 수익화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SKT 영업이익은 5224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가량 증가한 수치다. 매출은 4조4884억원으로 작년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SKT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 5375억원을 거둔 데 이어 3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갔다. 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5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2014년 2·3분기 이후 처음이다. 그해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된 이래 10년만에 가장 높은 이익을 거둔 셈이다.
이번 실적 개선은 운영 비용 효율화가 주효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마케팅 과열 경쟁이 없었고 설비투자비용(CAPEX)도 감소 추세가 이어졌다”면서 “이동전화 매출도 1%대 성장을 지속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아이폰16이 국내에 1차 출시됐지만 출혈 경쟁을 자제하며 큰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
SKT가 주력하고 있는 AI 신사업도 점차 수익 궤도에 오르고 있다.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탑재한 AI 컨택센터(AICC) 솔루션 판매와 인프라, 아웃소싱(BPO) 수주를 통해 기업용(B2B) 시장에서 매출을 확보하고 개인용(B2C) 영역에서는 누적 가입자 500만을 확보한 에이닷을 통해 점진적 유료화를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2028년까지 AI 관련 매출 비중을 36%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SKT의 AI 사업화 전략은 AI 데이터센터(AIDC)와 엔터프라이즈 AI 솔루션, 글로벌 PAA 서비스로 요약된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특히 AIDC는 스마트글로벌홀딩스(SGH)에 2억달러 투자를 단행한 것을 시작으로 람다와 GPUaaS(서비스형 GPU) 협력, 액침냉각 등 계열사와 시너지까지 더해져 사업 확대 기대감이 가장 크다”고 밝혔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부과와 2026년 3G·LTE 주파수 이용기간 만료에 따른 재할당 대가, 5G 추가 주파수 경매 등 수익에 단기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도 남아있다. 공정위는 휴대전화 번호이동 시장에서 담합을 이유로 SKT에게 이통 3사 중 가장 많은 1조4091억~2조1960억원 규모의 과징금 부과를 예고한 상태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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