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에서 생후 12개월 된 아이를 치어 숨지게 한 30대 여성이 무죄를 확정받고 형사보상금 500만원을 수령했다. 법원은 운전자가 과속하지 않았으며, 어린 아이가 차량 통행로에 있었던 상황 등을 예측할 수 없었다는 점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다.
아이 숨졌으나 무죄, 합당한 이유 있었을까
주차장에서 생후 12개월 된 아이를 치어 숨지게 한 30대 여성이 무죄를 선고 받았다. 뿐만 아니라 형사보상금 500만원까지 수령했다.
지난 2021년 4월, 수원시 팔달구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 운전자 A씨(30)가 시속 10km 내외의 속도로 주차장에 진입하다가 바닥에 앉아있던 B군을 앞 범퍼로 치었다. 안타깝게도 B군은 결국 목숨을 잃었다.
이후 A씨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장에 섰으나 무죄를 선고 받았다. 검찰이 항소했으나 지난해 6월 기각 된 후 양측 모두 상고하지 않아 최종적으로 무죄가 확정됐다.
작은 아이가 심지어 바닥에 앉아 있었다
예상하지 못한 사태는 주의 할 수가 없다
당시 B군의 어머니는 B군을 주차장에 잠시 앉혀 둔 채 약 5미터 떨어진 곳으로 쓰레기를 버리러 간 상황이었다. 이를 비롯한 다양한 이유를 들어 재판부는 기소된 A씨에게 과실이 없다는 의견으로 2022년 3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운전자가 통상 예견하기 어려운 이례적인 상황에 대한 주의 의무까지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하여, B군이 주차장 바닥에 앉아 있던 상황을 운전자가 예측하기 어려운 사태로 판단했다.
또한 재판부는 A씨가 주차장에 진입할 당시 시속 9km의 속도로 운전 중이었으며, 피해자의 앉은 키가 49.86cm로 낮았던 점을 들어 A씨가 전방을 제대로 주시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에 항소했으나, 수원지법 형사8부도 A씨가 감속 의무를 해태하지 않았고, 어두운 저녁 시간대에 피해자를 식별하기 어려웠다는 이유로 항소를 기각했다. 이후 양측 모두 상고하지 않아 A씨의 무죄가 확정되었다.
아이 목숨은 안타깝다
하지만 억울한 피해자는 더욱 막아야
A씨는 형사보상금을 청구하여 지난달 4일 500만원을 받았다. 이에 A씨는 지난 30일 형사보상 결정이 확정되었다는 ‘확정 증명’을 발급받았다.
물론 세상을 떠난 아이와 그 부모의 마음은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다. 하지만 정상 주행 중이던 운전자가 범죄자로 몰려야 할 이유도 없었기에 판결과 보상금 청구까지 진행된 사항이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최근 들어 어린이 관련 교통사고에 대한 우려와 개선 요구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관련 사고에 대한 판단 기준이 하나 더 생겼다는 측면에서 차후 법령 개정 판도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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