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리오사AI의 2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레니게이드(RNGD)’만으로 1억달러(약 133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현재 LG (AI 연구원)뿐만 아니라 사우디 아람코 등 다수의 고객사와 공급을 위해 제품 샘플링(최종 검수)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진행된 국가전략기술 특별법 시행 1주년 기념 콘퍼런스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레니게이드는 지난 8월 퓨리오사AI가 미국에서 열린 ‘핫 칩스(Hot Chips) 2024′ 컨퍼런스에서 처음 공개한 2세대 AI 반도체다. 현재 레니게이드는 국책과제인 K-클라우드를 통해 네이버클라우드와 KT에 제품 일부가 공급됐다.
레니게이드는 1세대 워보이(Warboy)에 이어 두 번째로 공개되는 제품으로, 48기가바이트(GB)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가 2대 탑재됐다. 삼성전자 14㎚(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 공정을 통해 양산된 워보이와 달리, 이번 제품은 TSMC 5㎚ 공정을 통해 제조된다. 퓨리오사AI는 레니게이드가 엔비디아 제품 대비 최대 60% 이상 높은 전성비(전력 대비 효율 성능)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설계 회사와 제조사가 어느 정도 분리돼야 생태계가 유지된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특정 제조사만 쓰라고 하면 의존도가 커질 것”이라고 했다.
퓨리오사AI는 대만 에이수스, 미국 슈퍼마이크로와도 협력할 계획이다. 에이수스와 슈퍼마이크로는 AI 반도체 시장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와 협업하고 있다. 백 대표는 “에이수스는 엔비디아와도 협력을 진행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AI 반도체 레니게이드에 최적화된 보드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카드 레벨에서는 에이수스와 서버 단위의 제품은 슈퍼마이크로와 협력해 제품을 공급한다”고 말했다.
퓨리오사AI는 레니게이드 매출을 바탕으로 상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백 대표는 “상장을 위해서는 매출 성과가 있어야 한다. 레니게이드 제품 매출이 빠르게 성과를 보인다면 내년에도 상장할 수 있겠지만, 2년 정도 기간을 두고 2026년에 상장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이라며 “제품이 나와서 샘플링까지 한 회사가 많지 않고, 엔비디아의 대안을 찾는 회사가 많기 때문에 제품이 나왔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퓨리오사AI는 수익성 제고가 절실한 상황이다. 약 1700억원의 누적 투자액을 유치한 퓨리오사AI는 현재 기업가치가 68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현재 8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있어 향후 기업가치는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아직 대표 제품군의 공급이 본격화되지 않아 실적은 미미하다. 퓨리오사AI는 지난해 약 6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퓨리오사AI는 레니게이드를 방산 분야에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 대표는 “칩, 서버 반도체로는 유일하게 ‘방산혁신기업 100′에 선정됐다”며 “실제로 방산 기업들과 제품 적용을 위해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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