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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 최고의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구글의 자회사 웨이모와 로보택시 사업을 시작한다. 지난 달 미국 제너럴모터스(GM)과 자동차 공동개발·생산을 위한 전략적 협력에 나선 지 한 달 만에 웨이모와 완전자율주행 시장을 염두에 두고 로보택시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모빌리티 시장 변화에 맞춰 자동차 판매와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최대 경쟁자인 일본 도요타와도 손 잡고 미래차 협력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테슬라·GM크루즈와 로보택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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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은 4일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2025년 로보택시를 운영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손을 잡았다. 웨이모는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웨이모 원(Waymo One)’을 현대차 아이오닉5에 탑재해 시장에 내놓는다. 이 차량에는 웨이모의 6세대 완전자율주행 기술 ‘웨이모 드라이버(Waymo Driver)’가 적용된다. 현대차는 이달 공식 가동되는 미국 최초의 EV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서 아이오닉5를 생산해 웨이모에 공급할 계획이다. 내년 말부터 웨이모 드라이버가 탑재된 로보택시를 실제 도로에서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웨이모와 현대차가 손을 잡으면서 GM크루즈, 테슬라와 로보택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은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두 회사가 로보택시를 위한 ‘전략적 협력’을 밝힌 시기부터가 전략적이다. 미국 전기차(EV) 1위 업체인 테슬라는 10일(현지 시간) ‘로보택시 데이(We, Robot)’를 열고 풀셀프드라이빙(FSD) V12 버전을 앞세워 로보택시 시장 진출을 선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미국 EV 시장 점유율 2위 업체인 현대차와 세계 최고의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웨이모가 손을 잡고 로보택시 시장 진출을 먼저 선언한 것이다.
웨이모는 인텔의 모빌아이와 함께 세계 최고의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의 기반이 될 모빌리티 기기인 EV를 양산할 하드웨어 역량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전 세계에서 EV를 판매하고 있는 테슬라가 시장에 뛰어들면 로보택시 시장의 경쟁은 더 격렬해질 수밖에 없다.
웨이모는 EV 품질과 양산 능력이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받은 현대차와 손을 잡으면서 로보택시 시장에서 경쟁력을 끌어 올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웨이모가 협력하면서 테슬라가 발표할 로보택시 사업을 바라보는 시장의 눈높이는 더 높아지게 됐다.
상호강점 보완, 모빌리티 판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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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여겨볼 대목은 공격적인 합종연횡으로 업계의 판을 흔들고 있는 현대차의 행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12일(현지 시간) 뉴욕 제네시스 하우스에서 메리 배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포괄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미국 시장에서 투싼과 싼타페 등 중소형 SUV에 강점이 있는 현대차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픽업트럭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한 GM과 동맹을 맺었다. 현대차와 GM이 EV를 활용해 모든 라인업을 강화할 수 있는 협력을 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투싼과 싼타페 등 중소형 SUV에 강점이 있고 GM은 쉐보레·GMC·캐딜락 브랜드를 앞세워 타호·에스컬레이드 등 대형 SUV는 물론 픽업트럭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는 이날 협력 분야로 승용과 상용차와 내연기관을 포함했다. 현대차가 GM과 협업을 통해 초대형 SUV와 픽업트럭 개발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GM은 현대차와 협력을 통해 상대적으로 뒤진 EV 분야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가 공동 기술 개발을 넘어 플랫폼을 공유하며 각자의 브랜드를 내놓는 ‘원플랫폼·멀티브랜드’로 협력을 확장될 수도 있다.
도요타 손 잡고 수소시대 앞당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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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이번 달 도요타와 ‘수소차 동맹’을 맺을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진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위 일본 도요타그룹의 도요다 아키오 회장과 다음 달 회동한다. 세계 판매량 3위 업체를 이끄는 정 회장과 1위 도요다 회장의 회동하기로 하면서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차와 도요타는 다가올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동차 시장은 지난 100년 여간 압도적인 파워트레인 기술을 앞세운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주도해왔다. 하지만 초고속통신망·인공지능(AI)·자율주행 등 모빌리티로 대표되는 미래차 시장은 전기차(EV)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현대차는 테슬라와 더불어 EV 분야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이고 있고 과도기를 책임질 하이브리드(HEV) 분야에서도 도요타와 현대차가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정 회장과 아키오 회장의 회동이 글로벌 2위 업체인 독일 폭스바겐이 공장 폐쇄를 비롯한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한 국면에서 벌어지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두 회사가 ‘수소차 동맹’을 맺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은 현대차가 미래를 앞당길 수록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GM과 도요타도 마찬가지다. 내연기관 자동차와 EV, 수소차(FCEV)로의 전환이 길어질 수록 전동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업체들은 부담이 늘어났다. 과감한 비용을 투자해 기술력은 앞서가지만 정작 EV가 시장에서 적게 팔리면 수익성은 악화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도요타와의 공동 투자로 위험은 분산하면서 수소 인프라를 확장하는 전략도 가능하다. 관련 시장이 커질 수록 경쟁력이 앞서있는 현대차와 도요타의 수소차가 많이 팔릴 수 밖에 없다. 현대차 관계자는 “도요타와 현대차는 협력할 분야가 많아 우호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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