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디(BYD)와 지커 등 중국 전기차 브랜드가 한국 진출을 준비 중인 가운데 국내 소비자 10명 중 9명은 중국 전기차를 구매할 의향이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국산차 대비 가격이 현저히 싸다면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소비자도 61%에 달해 BYD와 지커가 얼마나 가성비 높은 모델을 들고 오는지가 성공을 좌우할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27일 자동차 전문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향후 2년 내 신차 구매 의사가 있는 국내 소비자 5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중국 전기차를 구매하겠다는 답변은 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91%는 구매 의사가 없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BYD나 지커처럼 중국 토종 브랜드만 대상으로 했고, 테슬라와 같이 중국에서 생산되기는 하지만 브랜드는 다른 나라인 경우는 배제하고 진행했다.
소비자들이 중국 브랜드 전기차 구매를 꺼리는 이유로는 ‘배터리 안정성’이 31%로 가장 많이 지목됐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를 좌우하는 ‘배터리 성능‧품질’을 꼽은 답변도 17%에 달했다.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소비자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브랜드‧제조사’(17%)와 ‘애프터서비스‘(10%), ‘주행성능‧안정성’(10%) 등도 중국 전기차를 사지 않게 되는 이유로 꼽혔다.
하지만 중국 전기차 가격이 현저히 싼 경우에는 소비자 마음에 변동이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얼마에 팔든지 상관없이 중국차는 구매하지 않겠다는 응답자는 39%였고, 나머지 소비자들은 가격대에 따라 유동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산차와 거의 같은 가격(90~100%수준)일 경우 중국 전기차를 사겠다는 응답자가 8%에 그쳤으나, 국산차 대비 70~80% 수준이라면 중국산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다는 응답자가 29%로 늘었다. 국산차 대비 중국 전기차의 가격이 ‘50~60%’ 수준으로 가정할 경우 구매 의사가 있다는 답변은 61%에 달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소비자가 중국 브랜드 전기차의 가격 조건을 유일한 경쟁력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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