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해” “귀여워”
26일 도쿄 마쿠하리 멧세에서 개막한 ‘도쿄게임쇼 2024′에는 일본 게이머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행사장에 들어서자 조명이 쏟아졌고, 스피커에서는 게임 사운드가 울려 퍼졌다. 부스마다 시연을 기다리는 대기줄이 이어졌다.
메인홀을 중심으로 소니, 세가, 스퀘어에닉스, 반다이 남코, 코에이 등 일본 유명 게임사들의 부스가 마련됐지만, 서브컬처(애니메이션·코스프레·게임 등 마니아 문화)의 본고장인 일본에서, 한국 게임사들도 현지 관람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한국 게임 중 가장 주목을 받는 게임은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였다. 시프트업은 2013년 토종 게임 개발사로, 서브컬처와 미소녀 테마에 강점을 가진 회사다. 자체 IP 개발 역량을 인정받으며 글로벌 게임 개발사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승리의 여신: 니케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 속에서 미소녀 안드로이드들이 기계 생명체 ‘랩쳐’와 싸워 인류를 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2022년 11월 출시돼 일본 앱스토어에서 7차례나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올해 여름에는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캐릭터와 다양한 콘텐츠를 추가한 덕분에 매출이 역주행하면서 최근 다시 1위를 달성했다.
부스 가운데 위치한 빨간 버튼을 누르자 미소녀 캐릭터 코스프레 모델들이 등장하자 관람객들이 탄성을 외쳤고, 카메라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한 일본 팬은 “캐릭터 디자인이 예쁘고 전투도 박진감 넘친다”며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이 외에도 피규어 전시와 다양한 굿즈가 서브컬처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국내 대표 게임사인 넥슨도 ‘퍼스트버서커: 카잔’ 부스를 통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카잔은 넥슨의 대표작 던전앤파이터(DNF)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하드코어 액션 RPG(롤플레잉 게임)로, 카툰 렌더링을 활용한 3차원(D) 그래픽이 특징이다. 이 게임은 콘솔과 PC에서 싱글 패키지 형태로 제공되며, 내년 상반기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부스 앞에는 게임을 체험하려는 긴 줄이 이어졌다. 게임에 몰입한 게이머들은 손에서 컨트롤러를 놓지 못한 채 화려한 액션과 치열한 보스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넥슨 관계자는 “카잔의 현지 반응이 긍정적이고, 대기 시간이 한두 시간씩 이어질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빅게임스튜디오의 부스는 마치 작은 축제 현장처럼 열기로 가득했다. 이 회사는 모바일과 PC, 콘솔을 아우르는 크로스플랫폼 게임 개발사로, 이번 도쿄게임쇼에서 ‘브레이커스: 언락 더 월드’라는 서브컬처 액션 RPG를 선보였다. 게임은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비공개 시범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게임을 체험하려는 관람객들은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기대감에 찬 표정이었다. 게임은 캐릭터별 특수 전투 스킬을 활용해 다양한 전략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었으며, 애니메이션풍의 그래픽과 깊이 있는 스토리로 현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빅게임스튜디오 관계자는 “작년에도 참가했지만, 올해는 줄이 길어졌다. 캐릭터들의 전투 스타일을 직접 경험할 수 있어 일본 팬들의 반응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이 주관한 코리아 공동관에서는 다양한 한국 인디 게임사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선보였다. 인디 게임사들이 도쿄게임쇼 참가를 통해 현지 퍼블리셔를 찾고, 게임의 발전 방향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인디 게임 중에서는 디자드의 ‘프린세스메이커 카렌’이 눈에 띄었다. 이 게임은 일본의 고전 게임 시리즈인 ‘프린세스메이커’의 판권을 사와, 새로운 버전으로 재개발한 것이다. 디자드 관계자는 “프린세스메이커의 오리지널 감성을 유지하면서 현대적인 게임 디자인을 결합했다. 현재 피시와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개발 중이며, 출시 일정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게임사 외에도 삼성전자도 도쿄게임쇼 2024에서 단독 부스를 마련해 최신 4K OLED 모니터를 선보이고, 관람객들이 최신 게임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모니터 앞에 서서 파이널판타지와 메타포리판타지오 같은 최신 게임을 플레이해보니, 고화질 TV와 못지 않은 영상을 시청할 수 있었다. 선명함과 깊이 있는 색감 덕분에 게임 속 세계에 몰입할 수 있었고, 관람객들도 생생한 그래픽에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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