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산캠퍼스에서 진행한 8.6세대 IT OLED 설비 반입식. /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D는 달리는데’…LGD, 8.6세대 OLED 경쟁 차입금에 ‘발목’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노트북, 태블릿 PC 등 제품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중형(8.6세대) OLED 주도권을 잡기 위한 디스플레이 투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OLED 점유율 1위 삼성디스플레이도 중국 업체들의 추격에 대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등 주도권 사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디스플레이 기업 LG디스플레이는 아직 8.6세대 OLED 생산의 구체적인 계획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차입금 상환 압박 등 불안한 재무상황으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는 자산유동화와 잉여 자산 매각 등을 통해 투자재원을 마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가 약 18억달러(한화 약 2조4000억원)를 투입해 베트남 박닌성에 새로운 8.6세대 OLED 신공장을 건설한다. 해당 공장은 한국의 아산 공장에서 생산하는 8.6세대 OLED 패널의 모듈을 부착하고 조립하는 후공정을 담당한다. 특히 이번 베트남 공장 설립으로 8.6세대 OLED 패널의 원가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월 아산 공장에 약 4조1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초 8.6세대 OLED 신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양상 시점은 2026년으로 연간 1000만 개의 8.6세대 OLED 패널 생산능력을 갖췄다.
삼성디스플레이가 8.6세대 OLED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은 시장 선점 효과를 노리기 위함이다. 현재 전자기기 시장은 TV(대형), 스마트폰(소형)에 이어 노트북, 태블릿 PC 등 중형 제품들의 OLED 전환이 시작되고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투자 경쟁을 벌이며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BOE(약 12조원 투자 계획) 등 중국기업들도 저가 공세를 펼치며 한국 기업들을 추격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OLED 시장에서 8.6세대 OLED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LG디스플레이는 8.6세대 OLED 투자는 물론 구체적인 생산 계획도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이는 지속된 적자와 다가오는 차입금 압박 등 불안한 재무상황 때문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까지 2년연속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2년간 누적적자만 4조5951억원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 적자폭을 줄이는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약 563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반기 주요 고객인 애플의 아이폰16 시리즈 등 신제품 효과로 흑자전환이 예상되지만 여전히 투자여력은 물음표가 붙는다.
특히 눈앞으로 다가온 차입금 압박이 고민이다. LG디스플레이의 상반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현금및현금성 자산은 약 2조341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3조2250억원 대비 약 1조원이 줄었다. 이는 지난 5월 만기된 외화장기차입금을 보유 현금으로 상환한 영향이다. 하지만 여전히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상반기 차임금의존도는 46.3%로 지난해 대비 약 0.5% 감소하는데 그첬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월 유상증자를 통해 약 1조2925억원의 재원을 마련했지만, 이중 상당수가 차입금 상환 등 재무안정화에 투입했다. LG디스플레이이에 따르면 유상증자 재원 중 약 4159억원이 중소형 OLED 등 수주형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관련된 시설투자에 활용됐으며 약 3936억원이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됐다. 나머지 금액은 운영자금으로 활용됐다.
LG디스플레이의 하반기 만기가 예정된 차입금 규모는 약 2조2894억원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추가 차입은 없다고 선을 그었으며, 보유현금과 자산 매각을 통한 재원으로 상환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지난 14일 2900억원의 회사채를 보유 현금으로 상환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는 8.6세대 OLED 등 차세대 제품 전환을 위한 재원 마련에 집중하고 있으며 중소형 IT용 OLED 생산 설비 전환에도 집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으로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중국 광저우의 LCD 공장 매각이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의 스카이워스가 보유한 LCD 공장 지분 10%를 매입했다. 이는 지분율 단순화로 공장매각을 더 수활하게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광저우 LCD 공장의 순자산가치는 97억8400만위안(1조8521억원)으로 LG디스플레이는 공장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을 8.6세대 OLED 등 차세대 OLED 제품 개발과 생산에 사용할 예정이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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