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이탈리아 상용차 이베코와 개발한 ‘전기 경상용차(eLCV)’를 유럽에 출시했다. 2022년 양 사 전략적 파트너십 이래 유럽 현지 판매를 본격화하는 첫 양산형 모델이다.
이베코는 현대차와 개발한 전기 경상용차 ‘e무비(eMoovy)’ 유럽 판매를 개시했다. e무비는 이달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상용차 박람회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4’에서 처음 공개됐다.
e무비는 현대차의 글로벌 전기 경상용차 전용 플랫폼(eLCV)을 활용, ‘배지 엔지니어링’을 적용한 첫번째 차량이다. 배지 엔지니어링은 하나의 모델을 개발해 시장 수요에 따라 여러 브랜드로 출시하는 개발 방식이다.
e무비는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섀시 캡을 기반으로 이베코의 화물 적재함을 결합했다. 보닛과 실내 등 차체 앞쪽은 현대차가 올해 4월 출시한 전기 경상용차 ‘ST1’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면에 이베코 배지를 장착하고 그래픽 등을 넣은 것을 제외하면 거의 그대로다. 화물을 적재하는 차체 뒷쪽은 이베코가 설계를 맡았다.
파워트레인은 ST1을 통해 성능을 입증한 현대차 전기 시스템을 탑재했다. 76.1㎾h 배터리를 얹은 e무비는 유럽 WLTP 기준 최대 320㎞를 주행할 수 있다. e무비는 800V 초고속 충전을 지원해 10분 충전으로 100㎞를 달릴 수 있다.
이베코는 e무비의 배터리 안전성을 강조했다. e무비는 현대차가 공급하는 스마트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을 적용했다. 센서가 배터리 정보를 감지해 오작동을 방지하고 안전한 상태를 유지한다. 또, 차량 내부 전력을 외부에서 사용할 수 있는 V2L(Vehicle-to-Load) 기능을 제공한다.
낮은 차체 설계도 e무비 강점이다. 지상고가 낮아 화물을 싣고 내리기 편리하다. 실내 디자인은 현대차 다목적차량(MPV) ‘스타리아’를 기반으로 시인성이 높은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와 차선 이탈 방지 보조, 주차 거리 경고 등 다양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도 지원한다.
앞서 양 사는 2022년 3월 트럭과 버스 등 상용차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전동화 시스템을 포함한 기술·부품 교차 사용, 신기술·플랫폼 공동 개발 등 전방위 협력을 추진해 왔다. 향후 유럽을 중심으로 다양한 전기·수소 상용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켄 라미레즈 현대차 상용차 총괄 부사장은 “현대차의 글로벌 eLCV와 이베코의 유럽 시장 전문성을 바탕으로 탄생한 e무비가 시장을 혁신하는 운송 플랫폼으로 자리잡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루카 사라 이베코 트럭사업부 사장은 “e무비는 현대차와 파트너십을 통해 탄생한 최초의 양산차”라며 “현대차와 탄소 중립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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