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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용산 출신’ 외교전문가 영입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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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일범 현대차 부사장

▲ 김일범 현대차 부사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김일범(51) 현대자동차 부사장은 지난해 7월 현대차에 합류했다. 미국 정책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영입한 ‘외교 전문가’라는 게 현대차 설명이다.

현대차는 전략기획실 아래 해외 대관조직 GPO(Global Policy Office)를 신설하고 올초엔 이를 별도 사업부로 격상시켰다. 그 GPO장을 김일범 부사장이 맡고 있다.

바로 직전까지 그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일했다.

지난 2022년 윤석열닫기윤석열광고보고 기사보기 정부가 출범하며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으로 활동했다. 정권 출범에 기여한 사람에 대한 보은 인사 아닐까?라는 의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유능한 외교전문가를 영입한 것일 뿐”이라며 손사레를 쳤다.

김일범 부사장은 1999년 외무고시 외국어 능통자 전형으로 합격해 주미대사관, 유엔대표부, 주이라크대사관, 북미국 북미2과장 등으로 일했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 전담통역을 맡기도 했다.

그러다가 공직을 떠나 2019년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성장위원회 대표협의위원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22년 3월 윤석열 대통령 요청으로 당선인 시절부터 보좌역으로 활동했고 대통령실 첫 의전비서관으로 임명됐다. 이 자리를 그만 둔 것은 지난해 3월. 한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돌연 사퇴했다. 대통령실은 개인 사유로 자진해 물러났다고 발표했다.

각종 글로벌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하던 현대차가 김일범 부사장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당시 정의선닫기정의선광고보고 기사보기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을 위해 관련 조직 개편에 공을 들이고 있었다. 지난 2017년 사드 배치로 인한 한중 갈등이 중국 사업 부진에 직격탄이 된 경험이 교훈이 됐다.

현대차는 지난 2022년까지 전략기획담당을 맡았던 공영운 전 사장을 중심으로 해외전략, 홍보, 대관, 법무 업무를 총괄하는 방식이었다. 정의선 회장은 이처럼 비대한 조직으로는 급박하게 돌아가는 글로벌 정치·정책 이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지난해 기존 조직을 개편해 전략기획실장 김동욱 부사장을 중심으로 해외 대관 GPO(김일범 부사장), 국내 대관 PSO(이항수 전무), 국내외 정책 리스크를 분석하는 PCO(신승규 전무) 등을 새롭게 만들었다.

올해 후속 개편을 통해 GPO를 별도 조직으로 분리했다는 점도 의미 있다. 특히 현대차는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등 현지 전기차 정책이 급변할 수 있는 부담을 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통’으로 불리는 김일범 부사장을 외부에서 영입한 것은 현대차가 조직 전문성 강화에 그만큼 신경을 쓰고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기존 해외 대관 업무는 호세 무뇨스 사장이 맡고 있었다. 자동차 딜러 출신 무뇨스 사장은 글로벌 사업 운영이 전문 분야다.

현대차 사내이사이자 글로벌COO(최고운영책임자)와 북미권역본부장을 겸임하는 등 맡고 있는 직책도 많다.

현대차는 김일범 부사장 외에도 외부 전문가를 잇따라 영입하며 전략 부문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GPO 산하에 있는 글로벌정책전략실장 우정엽 전무는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전 외교부 외교전략기획관이다.

같은 부서 김동조 상무도 외교부 출신 전 청와대 외신대변인이다. 함께 영입된 장재량 상무는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 다자통상협력과장을 지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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