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AI) 통화비서 익시오를 다음달 출시하고 SK텔레콤 에이닷과 본격적 경쟁에 돌입한다. KT도 내부적으로 AI 통화 관련 서비스 개발 작업에 착수했다. 통화녹음과 요약 등 고객의 통화 편의를 높일 수 있는 AI 통화비서 시장이 이동통신 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올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내달 초 AI 비서 익시오(ixiO) 출시를 앞두고 배우 차은우를 앞세워 사전알림 이벤트에 나섰다. 10월 1일부터 4일까지 에어팟 프로2와 네이버페이를 경품으로 내걸고 익시오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익시오는 아이폰용 AI 통화앱이다. 아이폰 통화녹음·요약과 전화 대신받기, 보이는 전화, 보이스피싱 탐지 기능을 갖췄다. 전화 대신받기는 통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AI가 대신 전화를 받아 통화 내용을 기록해주는 기능이다.
LG유플러스는 익시오를 통해 아이폰 신규 가입자 유치 효과를 기대한다. 아이폰16 공시지원금도 이통 3사 중 가장 높게 책정했다. 익시오는 아이폰14 이상 단말부터 이용이 가능하다. iOS 버전을 본궤도에 올린 뒤 안드로이드 버전 출시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맞서 SK텔레콤도 AI 비서 에이닷의 기능을 추가·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멀티 거대언어모델(LLM) 에이전트와 다양한 AI 기능을 추가했다.
SKT는 에이닷을 소비자용(B2C) AI 대표 서비스로 키우고 있다. 아이폰 통화녹음 서비스를 앞세워 가입자 500만명을 확보했다. 다음달 T전화를 에이닷전화로 바꾸고 에이닷과 연동해 고객 편의 개선과 가입자 흡수를 노린다.
KT도 AI 통화비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애플이 아이폰 자체 통화녹음을 선보임에 따라 신중한 입장이었지만 경쟁사가 잇달아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가입자 이탈 우려가 커졌다. 특히 아이폰 자체 기능은 녹음 사실이 상대방에 고지되는 탓에 국내 이용자에게는 심리적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아직 구체화된 단계는 아니지만 내부적으로 AI 통화 관련 서비스 개발을 준비 중”이라며 “고객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존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SKT와 LG유플러스에 이어 KT까지 가세할 경우 국내 AI 통화비서 시장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히 통화녹음·요약을 넘어 스케줄 관리부터 정보 탐색까지 AI가 대신하는 에이전트 서비스로 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SKT는 ‘나만의 AI 개인비서’를 LG유플러스는 ‘마이 포켓 AI’를 내세워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고도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라면 AI 비서 시장 규모는 올해 147억7000만달러(약 20조1000억원)에서 2030년 474억달러(약 64조6000억원)로 연평균 26.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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