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 이미 가을이지만
무더위는 아직 그대로…
습도 높아 결로현상 발생
가을이 됐지만 여전히 무더운 요즘, 터널 내부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태풍이 지나가면 북쪽의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와 시원해진다는 말이 있다. 또한 그즈음에서 처서를 지나게 되고 이른바 ‘처서 매직’이라고 불리는 더위 해소가 우리의 조상 때부터 겪어왔던 일이다. 하지만 올해의 처서는 8월 22일이었고,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무더위는 계속되고 있다. 더위 뿐만 아니라 열대지방의 스콜과 같은 잦은 소나기는 대기에 높은 습기를 머금게 한다.
이렇게 날이 덥고 습한 날에는 불쾌지수도 오르지만 운전하면서 더욱 위험해질 수 있다. 일반적인 도로들도 위험할 수 있지만 특히, 터널을 지날 때 위험도가 올라간다. 입구와 출구 말고는 시공된 배기장치밖에 없어 습기가 차기 쉬운 터널 바닥이 축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국은 고온다습한 기후를 갖고 있는 데다가 최근 여름의 기온이 매우 높고 습도도 높아서 더더욱 문제다.
습기로 인해 누전 발생
터널 내부엔 물이 흥건
2021년 경기도 광암과 마산간 도로 확장·포장 전기공사 터널 상부 케이블에서 누전이 발생하기도 했는데, 그 전년 49일간 지속된 장마로 인해 터널 내부로 빗물이 비산하고 침착되면서 터널 벽면에 이끼까지 자생했으며, 습기로 인한 물방울이 지속적으로 낙수해 결국 누전이 발생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같은 해 개통된 보령해저터널이 가장 유명한 예시일 것이다. 당시 터널이 개통되었지만, 다음 해 여름부터 서서히 물 자국이 보이는 것처럼 보이더니 심지어는 천장을 비롯해 도로 바닥까지 물이 흥건해지는 일이 발생했었다. 시민들은 시공 문제가 아닌가 불안에 떨었고, 관리 부서는 단순 결로 현상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수막현상 발생해 사고 난다
이에 정부는 대책안 마련
사실 결로 현상도 무시할 수는 없다. 게다가 터널 벽면과 바닥을 가리지 않고 흥건해지는 결로 현상은 더더욱. 이런 지면에서는 수막현상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수막현상이란 타이어 표면과 노면 사이가 수분층에 의해 분리되는 현상으로 타이어가 도로와 제대로 접지하지 못하고 물에 미끄러지듯 지나가게 되므로 차량의 제동력과 조향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된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자 국토교통부는 올해 4월 ‘도로터널 결로 대책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배포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2013년에 1,659개였던 전국 터널의 개수가 2023년에 들어 2,818개로 많이 증가함과 지하도로 건설 및 운영 활성화에 대응하여 안정성을 강화하고자 마련한 것으로 터널 내 물젖음 현상에 대한 해소 방안을 담았다.
습도 정도에 따라 조치
언제쯤 상쾌해지려나
이에 따라 환기, 제습, 결로 유도 단열시설 등을 설치하려 결로를 직접적으로 막는 노력을 시행할 예정이다. 특히 터널은 환기가 잘되지 않고 터널 밖과의 온도 차이가 날 수 있으므로 더욱 습해지는데, 터널 천장부에 제트 팬을 설치하여 공기 교환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환기를 해오고 있다. 또한 미끄럼방지를 위해 도로포장 층 표면에 재료를 추가하는 방식도 제안되었다.
또한 결로로 인한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결로 발생 시 운전자에게 결로 발생 정보를 전달하고,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해 감속하게 하는 등 안전 운전을 유도하기 위한 결로 발생량 모니터링 설비도 활용할 예정이다. 참고로 보령 해저 터널의 경우 터널 내부 습도가 80% 이상이면 모니터링이 강화되고, 90% 이상이면 제트 팬이 운용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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