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치료제는 처방을 받고 자신의 병을 이겨내겠다는 의지가 높은 사람에게 효과가 있습니다. 증상이 있다고 아무나 써도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강성지 웰트 대표는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 ‘슬립큐’를 두고 이같이 말했다. 웰트는 디지털 치료제 선도 기업이다. 슬립큐는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고, 올해 6월 환자에게 처음 처방됐다. 환자는 6주간 디지털 기술로 구현된 불면증 인지행동치료(CBT-I)를 받게 된다. 슬립큐는 환자의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수면 패턴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 치료를 제공한다. 환자는 불면증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강 대표는 “불면증 진단은 의사의 판단이 중요하고 불면 증상을 파악해 치료 계획을 주는데 그 계획안에 디지털 치료제도 포함된다”면서 “디지털 치료제 자체가 질환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가진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6~8주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열심히 따라가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면서 “누구에게나 처방하는 약이 아니고, 의지가 높은 한 명의 환자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 약과 디지털 치료제가 병용요법으로 사용되진 않지만 향후엔 가능해보인다.
강 대표는 “중증 불면증은 약을 사용하는게 맞고, 약을 쓰면서 디지털 치료제를 복합적으로 사용해도 된다”면서 “약과 디지털 치료제는 작용 기전이 겹치지 않기 때문에 약을 먹으면서도 생활 습관을 교정하고 수면 사이클도 교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병용요법으로 사용되려면 추가 임상이 필요하다.
강 대표는 “디지털 치료제로 한 명의 환자를 찾았으면 그 한 명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하다”면서 “그 사람에게 맞는 약, 베개, 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등 여러가지를 제안해 볼 수 있는 형태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웰트는 추가 파이프라인으로 섭식장애, 마약중독 치료 분야도 준비 중이다. 섭식장애 치료와 관련해선 탐색·확증임상을 마친 상태다.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4’에도 한국무역협회에서 준비한 한국 스타트업 공동부스를 통해 전시회에 참가했다.
강 대표는 “독일 지사가 지난 7월 뮌헨에 설립됐다”면서 “독일에서 임상을 준비하고, 파트너십 관리중으로 독일에 맞는 현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더 많은 디지털 치료기기들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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