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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업무 환경 변화 나선 KT와 LG유플러스… 시작은 코파일럿 도입 [테크리포트]

IT조선 조회수  

오늘날 조직의 ‘업무’는 대부분 컴퓨터를 사용한 ‘디지털’ 기술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디지털 기반의 업무 환경은 PC의 대중화와 인터넷의 등장, 모바일 시대와 스마트 워크에 이르기까지 몇 번의 큰 변화의 시기를 지나 왔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 19’ 대유행 시기에 전 세계가 멈추지 않은 것도 디지털 기술과 ‘스마트 워크’의 공이 컸다는 평이다.

이제 현재의 디지털 업무 환경은 또 한 번 큰 변화의 계기를 맞고 있다. 바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의 등장과 이로 인한 변화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이 ‘생성형 AI’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기업의 업무와 비즈니스에서 생성형 AI를 어떻게 활용해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고민한다. 생성형 AI 기술은 일상의 모든 것을 바꿀 것이라고 기대받는 만큼 활용을 위한 접근 방향도 아주 다양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고객들을 대상으로 10일부터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개최한 ‘AI 트랜스포메이션 위크’ 행사에서는 기업의 AI 기술 도입에 있어 주목할 만한 사례들이 소개됐다. 이 중 업무 환경에 ‘코파일럿’을 적용한 ‘모던 워크’ 고객사례에서는 국내 3대 무선통신사 중 KT와 LG유플러스의 사례가 함께 소개됐다. 양 사의 사례 발표에서 서로간의 공통점과 함께 양 사간 전략에서의 차이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김준원 KT IT 변화관리팀 차장 / 권용만 기자
김준원 KT IT 변화관리팀 차장 / 권용만 기자

‘코파일럿’ 도입, 근본적인 문서 환경 변화의 시작

KT와 LG유플러스 모두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을 적용한 부분은 문서 작업과 커뮤니케이션 등의 일반적 업무 영역이다. 이 부분에서 ‘코파일럿’이 가지는 매력은 이미 익숙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이라는 것이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표준 업무 환경은 ‘윈도’와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이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이미 윈도와 오피스를 사용하고 있다면 코파일럿 도입은 여타 AI 기술 도입보다 좀 더 익숙하게 다가오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양 사 모두 현실적으로는 이렇게 모든 게 쉽게 풀리진 않았던 모양이다. 일단 KT의 경우 도입 과정에서 겪었던 중요한 시행 착오 중 하나로 SaaS(Software as a Service)에 대한 이해 부족을 꼽았다. 때에 따라서는 ‘사람을 옷에 맞추는’ 상황이 될 때도 있다. 김준원 KT IT 변화관리팀 차장은 “SaaS 도입은 기존의 구축형과 달라서 완성된 형태의 제품이 들어오고 담당자가 트러블슈팅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었다”라고 언급했다. 

KT의 경우 지난 6월부터 도입 작업을 했으니 제법 짧은 시간에 결과를 얻은 모습이다. 도입 작업 중 겪은 문제들 중에서는 레퍼런스가 되는 데이터 문제와 보안 관련 정책 등 연동 관련 문제가 가장 많았지만 코파일럿 자체의 문제도 없지는 않았다고 언급했다. 문제를 빨리 해결하기 위해서는 ‘빠르고 확실한 원인 파악’을 제시한다. 원인 파악이 빠르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들어가는 기간이 확연히 짧다고 강조했다.

LG 유플러스의 경우 코파일럿 도입을 위해 몇 가지 사전 준비가 필요했다. / 권용만 기자
LG 유플러스의 경우 코파일럿 도입을 위해 몇 가지 사전 준비가 필요했다. / 권용만 기자

흔히 데이터는 AI 시대의 ‘연료’ 라고 한다. 그만큼 AI 활용에 내부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것이고 이제는 AI 기술을 데이터 옆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로 제시될 정도다. 하지만 기업 외부에서 제공되는 ‘서비스형’ 모델의 경우 데이터를 AI가 접근 가능한 곳에 두는 것에서부터 여러 가지 제약을 만나게 된다. 이에 데이터를 어디에 어떻게 두고, 외부의 서비스 모델과 어떻게 연결하는지에 대한 부분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코파일럿 도입에 있어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이드라인에서는 데이터를 ‘원드라이브(Onedrive)’나 ‘쉐어포인트(SharePoint)’ 서비스에 모아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가능하면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아웃룩(Outlook)’과 ‘팀즈(Teams)’, 워드나 엑셀, 파워포인트 등의 주요 오피스 스위트들을 함께 사용해야 할 서비스로 꼽는다. 코파일럿을 정말 제대로 사용하려면 기존에 자체 구축해 사용하던 문서관리와 그룹웨어 등을 모두 전환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가 딱 이런 사례다. 사실 LG유플러스는 내부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팀즈’를 도입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365’ 환경을 어느 정도 구축해 놓은 상황이지만 문서 관리와 메일 등은 자체 구축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데이터 없이 코파일럿이 도입되면 코파일럿은 ‘반쪽’이 될 것이 자명하다. 이에 LG유플러스는 보안 정책 전환과 데이터의 이동과 연결 등에 대해 자체적으로 ‘양방향 연동’을 활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사실 효율적이지는 않지만 현재까지는 현실적인 방안이다. 

정서현 LG유플러스 AX추진팀 선임(좌), 전대현 LG유플러스 아키텍처팀 책임(우) / 권용만 기자
정서현 LG유플러스 AX추진팀 선임(좌), 전대현 LG유플러스 아키텍처팀 책임(우) / 권용만 기자

AI 시대 업무 환경으로의 변화, 시작이자 끝은 ‘사람’

AI 기술의 도입에서 가장 큰 논란거리 중 하나는 ‘AI가 사람을 대체할 것인가’이다. AI 기술은 이미 몇몇 작업에서 사람의 능력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지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일할 수도 있는 존재다. 이에 AI 기술이 더 널리 도입되면 사람의 자리는 점점 줄어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위기감도 분명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AI 기술이 사람의 ‘귀찮은 일’을 제법 줄여 주는 도구로 쓰이며 결국 AI 기술 도입의 성과를 결정하는 것도 사람이다.

AI 기술 기반 시대로의 전환에서 기술을 다루는 입장에서는 기술적 특이점 부분이 눈에 먼저 들어오기 마련이지만 조직을 다루는 입장에서는 ‘변화 관리’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새로운 기술에 열광하고 누구보다 먼저 써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새로운 기술의 등장이 평온한 일상을 깨는 위협으로 인식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기술의 빠른 변화를 제 때 받아들이지 못하고 도태되는 세대가 사회 문제로도 제기되는 상황이며 기업 조직 또한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조직 전체의 전환을 이끌어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KT의 경우 이 ‘변화 관리’를 가장 까다로운 문제로 꼽았다. 특히 기존의 업무에 익숙한 ‘파워 유저’들의 경험을 만족시키고 직원들이 AI 기술로 인한 효과를 느끼고 긍정적 인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고 변화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 긍정적 인식을 만드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모니터링과 설문 조사에서는 서비스 사용률과 긍정적 평가가 지속적으로 올라갔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쓰지 않는’ 사람들이 남아 있었다는 점은 이 문제의 완전한 해결이 어려움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시하는 코파일럿 ‘투자비용 회수’ 기준은 ‘하루 3분’이다. / 권용만 기자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시하는 코파일럿 ‘투자비용 회수’ 기준은 ‘하루 3분’이다. / 권용만 기자

기존 사용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게 설득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라고들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기업용 ‘코파일럿’이 출시 9개월 정도만에 포춘 500대 기업 중 60%가 활용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리고 기업 기준 월 구독 30달러(국내 가격 월 4만500원)의 추가 비용이 드는 코파일럿은 직원 수준에서도 매일 사용에서 업무 시간에 ‘3분’만 절약해도 구매 비용 이상의 가치를 내는데 이 정도면 출근하자마자 메일함의 메일 정리와 요약, 문서 초안 작성에만 사용해도 충분한 정도다.

조직마다 내부 상황이 다른 만큼 실제 기업 환경에서 전사적 도입이 성공하려면 기술을 먼저 사용해 장단점을 파악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는 ‘선발대’의 역할이 중요하다. KT의 경우 처음 선발대 300명부터 시작해 이후 전사 임원, 사업 부문 및 전국 7대 광역본부까지, 이후 전략실과 재무실 등의 ‘파워 유저’로 사용자를 확대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LG 유플러스는 이와는 조금 다른 전략으로 접근했다. CTO와 CISO, CSO 등 임원이 참여하는 ‘워킹 그룹’으로 접근을 시도한 모습이다.

이 때 ‘선발대’는 먼저 시스템을 사용하면서 좋은 사용 사례 발굴과 당면 문제 해결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역할을 한다. KT는 두 번째 단계부터, LG유플러스는 첫 단계부터 ‘임원’을 전략적으로 포함했다. 이는 조직 문화 특성상 임원 수준에서부터 내려오는 ‘탑다운’ 체계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체계가 잘못된 방향에서 사용될 경우에는 타격이 크지만, 방향성이 올바르다면 변화를 가속화할 수 있는 추진력이 된다. 이에 초기부터 임원진의 분명한 ‘의지’가 필요하다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한편, 이러한 ‘변화 관리’에도 마이크로소프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김준원 KT 차장은 이번 도입 사례에서의 기술 지원에서 의외로 ‘변화관리 인식 개선 위한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중요하며 만족스러웠다고 언급했다. LG유플러스는 임직원들의 변화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식 채팅방’은 운영과 공지, 가이드, 팁, 교육 등을 하나의 채널에서 운영했는데 여기에서 테스트 그룹 구성원들의 노하우까지 한 번에 정리되는 등의 선순환 효과도 있었다고 언급한 점도 흥미로웠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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