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세계 최초로 공교육에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도입이 6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이지만 선례가 없다는 점에서 교육 3주체(학생, 교사, 학부모)는 기대감과 함께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에 교육부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AI 디지털교과서 시제품(프로토타입)을 선보이고 이와 관련해 관계자와 토론할 수 있는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 11일 서울교육대학교에서는 ‘잠자는 교실을 깨우는 교실 혁명,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을 주제로 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초·중·고 학부모 200명이 참석해 내년 3월부터 학생들이 교실에서 사용하게 될 AI 디지털교과서의 프로토타입을 살펴봤다. 시연은 초등과 중등으로 나눠서 진행됐으며 실제 학교 교사가 나서 설명을 진행했다. 이들은 실제 수학, 영어 수업에서 디지털교과서가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 교사 화면과 학생 화면을 공유하며 설명했다. 이때 AI는 학습 로드맵에 맞춰 학생에게 수준별 학습을 제공한다. 학생들은 질문이 생기면 AI 튜터에게 물어볼 수 있다.
초등 시연을 맡은 장덕진 평택 새빛초등학교 교사는 “지난 1년간 디지털 기반의 수업을 진행해 보니 교사가 학생을 돌볼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근거(데이터)에 기반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기에도 용이함을 체감하고 있다”며 “AI 디지털교과서를 가정과 학교 사이의 소통을 강화하고 아이들의 세상을 확장해주는 도구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교육에서 디지털을 잘 활용하는 법을 배우는 것 또한 중요한 시대”라고 덧붙였다.
AI 디지털교과서 시연 이후 진행된 토크 콘서트에는 이주호 부총리와 학부모, 현장 교사가 토론자로 참여해 내년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등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정책에 대한 기대와 우려, 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패널로 참석한 학부모 안지영 씨는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앞두고 걱정이 컸는데 이날 수업 시연을 보니 우려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어 “실생활에 AI가 깊숙이 들어온 시대이기에 학생들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는 시점인 것 같다”며 “AI 디지털교과서의 도입으로 교육 전체에 대역변이 일어난다는 기대를 주기보다는 현실적으로 천천히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고 도입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AI 시대 교육은 암기 위주의 낡은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며 “이러한 ‘교실혁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교사의 수업을 지원할 필요가 있고 그 새로운 도구가 AI 디지털교과서”라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이어 “AI 디지털교과서는 국가가 철저하게 검증한 교과서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위험 요소는 최대한 덜고 있다”며 “우리 학생들은 디지털 환경에서 스스로를 보호하는 법을 알아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기에 이런 근본적인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 제공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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