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에서 올해 세 자릿수 판매 성장세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순수 전기차(BEV)와 수소전기차(FCEV) 등 앞선 일본 현지 브랜드보다 앞선 전동화 제품군을 앞세워 보수적인 일본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현대차 일본법인 현대모빌리티재팬은 올해 1~8월 누적 판매 434대를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164.4% 증가했다.
현재 판매 추세라면 작년 연간 판매량(492대)을 넘어서며 올해 일본 시장 재진출 3년 만에 연간 최대 실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일본 연간 판매량은 재진출 첫해인 2022년 526대를 시작으로 지난해 492대를 기록했다.
일본 자동차 시장은 토요타와 혼다 등 자국 브랜드 판매 비중이 93%에 달한다. 현대차가 일본 재진출 당시 내연기관차, 하이브리드차 시장을 포기하고 과감히 전기차로 승부수를 띄운 이유다.
현대차는 2022년 2월 일본 승용차 시장 재진출을 선언했다. 같은 해 7월 일본 MK택시와 ‘아이오닉 5’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현지 전기차 시장 공략의 첫발을 내디뎠다. 판매 부진으로 철수한 지 13년 만이다.
현대차는 일본에서 BEV와 FCEV 등 친환경차만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며 기존 수입차 업체들과 차별화 전략을 추진해 왔다. ‘아이오닉 5’와 ‘넥쏘’를 시작으로 ‘아이오닉 5 N’ ‘코나 일렉트릭’을 추가 투입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확대했다.
제품 경쟁력도 인정받고 있다. 아이오닉 5는 한국 자동차로는 처음으로 일본 올해의 차 위원회가 주최한 일본 올해의 차 2022·2023에서 ‘올해의 수입차’로 선정됐다.
현대차는 내년까지 일본 내 신차 투입을 꾸준히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 7월 일본 운수 업체 이와사키그룹과 전기버스 ‘일렉 시티 타운’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내년 1분기에 소형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을 출시할 계획이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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