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윤활유 전문기업 SK엔무브가 세계 최초로 ‘불타지 않는 에너지저장장치(ESS)’ 개발에 성공했다. 향후 친환경 ESS 시장이 연간 1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만큼 양사는 가장 안전한 그린에너지 기술을 확보해 ‘친환경 해양 솔루션 리더’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SK엔무브는 10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액침냉각 ESS 기술’ 설명회를 열고 리튬이온배터리 모듈에 냉각 플루이드를 채워 화재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술은 해양수산부 산하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의 전기추진선박에 공급해 실증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액침냉각 ESS는 배터리 셀 하나가 발화돼도 내부에서 차단되기 때문에 다른 셀에게 영향을 주지 않아 화재 예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 ESS 온도를 낮추기 위한 공랭, 수냉식 방식과 달리 냉각 플루이드로 내부를 완전히 채워 외부로부터 먼지와 염분 등의 유입도 원천 차단해 내부 손상으로 발생하는 화재 가능성도 제거했다.
기존 방식보다 우수한 안전성을 입증해 주요 모델(SEAL)이 글로벌 인증 기관인 노르셰베리타스(DNV), 한국선급(KR)으로부터 인증을 획득했다.
손승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에너지시스템센터장은 “해양 선박용 ESS는 안전성이 필수 조건”이라며 “20년 이상의 연구개발(R&D)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쌓아온 ESS 설계 능력과 경험을 기반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기술과 제조 역량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SK엔무브도 이날 액침냉각 기술의 핵심소재인 냉각 플루이드 기술을 소개했다. 플루이드는 액체와 기체의 중간 성질을 지닌 물질이다. 모듈 내부에서 전기가 통하지 않게 하고, 열을 식혀주는 역할을 한다. SK엔무브는 해당 분야에 국내 최초로 진출해 지난 2022년부터는 육상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화재에 취약한 데이터센터나 전기차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서상혁 SK엔무브 이플루이드(e-Fluids B2B) 사업실장은 “SK엔무브의 세계적인 고급기유 기술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첨가제를 활용해 화재 예방 성능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인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선박용 ESS 시장은 2021년 약 21억달러(약 3조원)에서 2030년 약 76억달러(약 10조원)로 연평균 15.5%의 성장이 예상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한화오션과도 해양 사업분야에서 시너지를 발휘해 친환경 선박 분야 밸류체인 구축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고 말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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