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을 활용해 심혈관 질환 예측을 선보이며 의학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메디웨일이 상장을 비롯해 미국 진출까지 노리겠다는 포부를 공개했다.
국내 의료 인공지능(AI)기업 메디웨일은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닥터눈으로 보는 헬스케어의 미래’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메디웨일은 2016년 설립된 의료 인공지능(AI) 기업으로, 세계 최초로 망막 촬영을 통해 1분 안에 심혈관질환 발생을 예측하는 ‘닥터눈 CVD’를 개발했다. 닥터눈 CVD는 현재 심장내과에서 가장 정확한 예측 검사인 심장 CT 기반의 관상동맥 석회화지수와 비교했을 때 유사한 예측 성능을 보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최태근 메디웨일 대표를 비롯해 임형택 최고의학책임자(CMO)와 이용호 연세의료원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연자로 나왔다.
임형택 CMO는 “보통 혈관의 경우 몸 깊숙이 보호돼야 하는데,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혈관을 직접 볼 수 있는 곳은 망막이다”며 “당뇨와 심혈관질환이 시작된 환자들은 몸 전신 혈관 손상도 시작되는데, 눈 혈관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닥터눈 CVD는 전 세계에서 수집한 160만장의 다양한 망막 데이터를 통해 AI가 학습 및 검증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의 예측 정확도를 높였다.
임 CMO는 “보통 심장CT를 통해 예방 목적의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파악하는데, 닥터눈 CVD는 5년 추적관찰 결과 심장CT 검사와 동등한 정확도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예측했다”며 “닥터눈 CVD를 활용하면 심장CT 대비 비용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닥터눈 CVD’는 연세의료원 세브란스병원을 포함한 57개 국내 의료기관에 도입되어 주로 당뇨병, 고혈압 등 대사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해 6월 첫 사용부터 국내 외래 진료 환자를 대상으로 비급여 처방이 시작됐으며, 올 8월까지의 14개월간 7200건 이상 누적 사용 건수를 기록했다.
메디웨일은 자체적으로 갖춘 기술력을 앞세워 망막 혈관을 통해 심혈관-대사질환을 예측하는 제품 파이프라인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날 메디웨일은 차세대 솔루션으로 만성콩팥병을 조기 예측하는 ‘닥터눈 CKD’의 국내 출시 계획도 발표했다. 닥터눈 CKD는 현재 임상시험 중으로 2025년 내 국내 허가 및 선진입 의료기술 확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용호 교수는 ‘닥터눈 CVD’의 실제 환자 사례를 소개하며,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용호 교수는 “최근 한국에서 당뇨병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닥터눈 CVD는 간단한 검사로 신속하게 만성질환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혁신적인 도구”라며 “실제로 당뇨 조절을 위해 내원한 60대 남성이 닥터눈 CVD 검사 결과 고위험군으로 판정받아 추가적인 심장검사를 진행했고, 심근경색 의심소견이 발견돼 심장내과로 전원한 사례도 있다”라 전했다.
또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메디웨일의 비전과 목표도 공개됐다. 최태근 대표는 “내년 식약처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완료해 선진입 의료기술 및 환자 청구를 진행할 예정이다”며 “나아가 미국 FDA 드 노보(De Novo) 승인 획득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드 노보 승인은 최초 승인을 부여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새로운 헬스케어 기술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이 종합적으로 검토됐다는 의미다. 현재 닥터눈 CVD는 2023년 CES 혁신상을 비롯해 국내 최초 개발된 헬스케어 기술인 ‘보건신기술’ 인증 등을 획득한 바 있다.
나아가 최 대표는 추후 닥터눈 CVD의 당뇨병 관련 급여 획득을 위한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며, 상장을 위한 준비에 착수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최 대표는 “가까운 미래에는 간편한 눈 검사만으로 누구나 쉽게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이고 그 여정에는 메디웨일이 함께 해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라며 “메디웨일은 닥터눈 CVD가 심혈관-대사질환 예방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를 이어감과 동시에 한국 자체 기술력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이끌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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