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장마 후 폭염이 장기화하며 녹조가 급증하자,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공기 중 에어로졸 형태로 녹조 독소가 확산한다는 우려가 나왔다. 녹조관리 전문가들은 “조류독소 마이크로시스틴(남조류) 농도가 낮아 위해성이 크지 않고 관련성도 입증된 바 없다”면서 “과학적 해석에 근거한 녹조관리 대책을 수립해야한다”고 반박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3일 대전 본사 세종관 50주년 기념홀에서 국내 물 환경 전문가 등 100여명과 함께 ‘자연에 대한 올바른 이해, 녹조 극복의 첫걸음’을 주제로 개최한 ‘녹조 관리 전문가 심포지엄’에서 이와 같은 주장이 제기됐다.
녹조 번식에 영향을 주는 폭염이 지난 7월 25일부터 지속되며 8월 5주차 기준 국내 10개 댐에 녹조가 발생했다. 이는 최근 3개년 평균 6.7개소 대비 50% 가까이 급증했다.
최근 일부 환경단체들은 “수돗물을 넘어 공기 중에서 에어로졸 형태로 녹조 독소가 확산한다는 사실도 확인했고, 한국인 주식과 밥상에도 검출됐다”면서 정부 녹조 대응이 미온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녹조관리 전문가들은 국내외에서 실시된 에에로졸화 조류독소 위해성 연구 결과를 근거로 일각에서 주장하는 에어로졸 형태로 대기질을 오염시킨다는 것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이창하 서울대 교수는 “최신 연구에서 조류독소가 검출된 경우에도 대부분 위해성이 나타나지 않은 농도 범위에 해당해 즉각적인 위해성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게다가 현재) 고도정수처리공정은 마이크로시스틴 제어에 매우 효과적이고 일반정수처리공정 또한 남조류 세포나 용존된 마이크로시스틴을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어로졸화 노출경로와 장기적인 노출 영향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는 필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녹조는 기후변화로 인한 글로벌 문제로 장기적으로 국내 하천, 댐 호수 녹조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과학적인 수생태계 접근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세웅 충북대 교수는 “축산계, 토지계, 농경지 유출수 등 비점오염원을 관리하고 물순환, 응집제, 퇴적물 관리 등 호내 제어 기술을 적시 활용해야한다”면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드론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녹조 예측 모델을 고도화하는 등 과학적, 예방적 녹조관리에 나서야한다”고 제안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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