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PC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화제인 ‘AI PC’는 많은 부분에서 혼란스런 시기를 지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현재 PC에서 AI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 자체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주목받는 ‘신경망처리장치(NPU)’의 활용과 최적화가 표준화되지 않은데다 전통적인 프로세서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하는 사례 등이 모두 복잡하게 엮여 있고, 모델과 소프트웨어의 최적화도 어려운 문제로 꼽힌다.
에이수스의 ‘프로아트 P16’은 이러한 혼란스런 시기에 현재 시점에서 ‘AI 콘텐츠 제작 환경’으로 갖출 수 있는 최선의 조합을 갖췄다.
노트북에 탑재된 AMD의 ‘라이젠 AI 300’ 시리즈 프로세서는 이전 세대 대비 성능과 효율이 향상된 ‘젠 5(Zen 5)’ 아키텍처 기반 CPU, ‘RDNA 3.5’ 기반 GPU, 그리고 이전 세대 대비 성능이 크게 높아진 ‘XDNA 2’ 기반 NPU를 갖춰, 어떤 방식으로 구현된 AI 기술에서도 높은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 여기에 검증된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 시리즈’ GPU를 탑재해 뛰어난 그래픽과 AI 성능도 지원한다.
‘프로아트 P16’에 탑재된 ‘라이젠 AI 300’ 시리즈 프로세서는 ‘젠 5’ 기반 클래식 코어 4개와 ‘젠 5c’ 기반 ‘컴팩트 코어 8개로 총 12개의 하이브리드 구성을 제공한다. ‘젠 5’와 ‘젠 5c’는 같은 아키텍처를 공유하면서 더 작은 공간에 더 많은 코어를 넣을 수 있게 최적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라이젠 AI 300’ 시리즈는 이전 세대보다 4개 많은 최대 12개 코어를 탑재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AI 연산에서 중요성이 높아지는 ‘AVX-512’ 처리도 이제는 두 사이클로 나누지 않고 한 사이클로 처리할 수 있어 더 높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라이젠 AI 300’ 시리즈 프로세서는 ‘RDNA 3.5’ 아키텍처 기반의 ‘라데온 800M’ 시리즈 내장 GPU를 제공하며, 이전 세대 ‘라데온 700M’ 대비 전력 효율 등에서의 최적화와 함께 최대 16개 그래픽 코어로 더 확장된 구성을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 덕분에, ‘라데온 890M’ 내장 GPU를 탑재한 ‘라이젠 AI 9 HX 370’ 프로세서 경우는 별도의 외장 GPU를 활성화하지 않아도 제법 훌륭한 그래픽과 GPU 연산 성능을 제공한다. 영상 콘텐츠 처리에서도 AV1 코덱까지 지원 가능한 하드웨어 인코더, 디코더로 높은 성능을 제공한다.
새로운 ‘라이젠 AI 300’ 시리즈 프로세서에서 가장 주목받는 변화는 ‘NPU’의 성능 향상이다. 새로운 ‘XDNA 2’ 아키텍처 기반 NPU는 이전 세대 대비 60% 더 많은 32개의 AI 엔진 타일과 타일당 두 배의 MAC(Multiply-Accumulation) 등을 갖춰, 이전 세대 대비 3배 이상 높은 최대 50 TOPS(초당 50조회 연산)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NPU의 성능은 어도비 포토샵의 노이즈 제거나, 프리미어 프로의 자동 시퀀스 프레이밍, 장면 편집 감지, 블랙매직 다빈치 리졸브의 AI 기반 매직 마스크 기능 등을 더 빠르게 수행해, 콘텐츠 제작 환경의 효율을 더 높여 준다.
이와 함께, ‘프로아트 P16’에는 최대 8GB 메모리를 갖춘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 4070 랩톱 GPU’도 탑재됐다. 지포스 RTX 4070 랩톱 GPU는 최신 ‘에이다 러브레이스’ 아키텍처 기반의 쿠다 코어를 4608개 갖추고 있고, AI에서는 프로세서 내장 GPU나 NPU보다 수 배 높은 최대 321 TOPS 성능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콘텐츠 제작 등의 전문 작업 환경에 최적화된 ‘엔비디아 스튜디오(NVIDIA Studio)’ 인증을 받은 부분도 콘텐츠 제작을 위한 노트북 선택에서 중요하게 살펴볼 만한 부분이다.
‘프로아트 P16’의 냉각 구성은 일반적인 ‘듀얼 팬’ 구성을 넘어서,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에서 볼 수 있던 ‘트라이 팬(Tri-Fan)’ 구성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과 마찬가지로 CPU와 GPU 등 주요 열원의 열전달물질로 ‘액체금속(Liquid Metal)’을 사용한 것도 눈에 띈다. 공기 흐름은 하판에서 공기를 빨아들여 후면으로 나가는 구성인데, 디스플레이 힌지의 디자인에서 뜨거운 공기가 스크린을 타고 올라가지 않도록 막아 둔 점도 독특하다.
‘프로아트 P16’은 CPU와 GPU를 합쳐 최대 120W 용량의 열설계전력(TDP) 디자인을 갖췄고, 전력 설정과 시스템 부하 상황에 따라 이를 적절하게 활용한다. CPU 측면의 전력 제한은 전원 연결시 ‘저소음’ 모드에서 장기 55W, 단기 60W 설정을 사용하며, ‘표준’ 모드는 장기 65W, 단기 70W 설정을, ‘성능’ 모드에서는 장, 단기 모두 80W 설정이 적용된다. 배터리 사용 시에는 저소음 모드가 장기 50W, 단기 65W, 표준 모드가 장기 44W, 단기 70W 설정이다. 제품에 탑재된 지포스 RTX 4070 랩톱 GPU의 최대 그래픽 소비전력(TGP:Total Graphics Power)은 105W다.
배터리는 90와트시(Whr) 용량의 4셀 배터리가 탑재됐으며, 외장 GPU를 집중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배터리로도 몇 시간 정도는 충분히 작업할 수 있다. 특히 프로아트 P16은 배터리 사용 시 효율을 높이기 위해 외장 GPU를 사용하지 않게 설정하고, ‘성능’ 모드를 비활성화하는 등의 기능이 기본으로 적용됐다. 충전은 사각 팁 형태의 200W 어댑터 혹은 100W USB-PD(Power Delivery)를 사용할 수 있어 유연성이 높은 편이다.
한편, ‘프로아트 P16’은 모델에 따라 32GB 혹은 64GB 메모리 구성이 제공되며, LPDDR5X 메모리를 사용하므로 구입 이후 임의 확장은 불가능하다. 스토리지 구성에서는 두 개의 PCIe 4.0 M.2 슬롯이 제공되는데, 이 중 하나만 온전히 4레인 구성이고, 나머지 하나는 2레인 구성이다. 물론 PCIe 4.0 x2의 전송 성능은 PCIe 3.0 x4와 같은 만큼, PCIe 4.0 SSD를 사용한다면 2레인 구성에서도 성능에 큰 아쉬움은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겠다.
테스트에 사용한 ‘프로아트 P16’ 제품은 AMD 라이젠 AI 9 HX 370 프로세서와 32기가바이트(GB) 용량의 LPDDR5X-7500 메모리, 8GB 메모리를 갖춘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70 랩톱 GPU, 1테라바이트(TB) PCIe 4.0 NVMe SSD 구성을 갖췄다. 운영체제는 사전 설치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11 24H2 버전을 사용했고 8월 정기 보안 업데이트 시점까지 제공된 모든 주요 업데이트를 적용했다. 테스트 시나리오는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 기본적인 성능과 함께 미디어 콘텐츠 편집과 AI 성능 등을 확인했다.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의 PC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PC마크 10(PCMark 10)’ 테스트 결과에서는 전원 연결 시 ‘표준’과 ‘성능’ 설정 간 성능 차이가 적은 점이 눈에 띈다. 두 설정 간에는 단기 전력제한 10W, 장기 전력제한 15W 정도의 차이가 존재하지만, 이 차이가 의미 있는 수준의 차이를 만들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한편, 같은 프로세서를 28W 설정으로 사용하는 ‘젠북 S 16’과 비교해도 기대만큼 차이가 나오지 않는데, 이는 ‘라이젠 AI 300’ 시리즈 프로세서의 효율 측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CPU 연산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시네벤치(Cinebench) 2024’의 멀티 코어 성능에서는 28W TDP 설정의 ‘젠북 S 16’ 대비 약 30% 정도 높은 성능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배터리 사용시의 성능은 외부 전원 연결 시 성능의 73% 정도로 나타나는데, 배터리를 사용할 때도 외부 전원을 사용하는 ‘젠북 S 16’에 필적할 정도의 성능을 보이는 점이 인상적이다. 한편, 싱글 코어 성능에서는 배터리 사용 시 약 10% 정도 성능 차이가 나타나는 모습을 보인다.
3D마크(3DMark)의 ‘CPU 프로파일’ 테스트에서는 쓰레드별 프로세서 성능 변화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전원 연결시 ‘표준’과 ‘성능’ 모드 간 성능 차이는 크지 않다. 그리고 전원 연결시와 배터리 사용시의 결과를 비교하면, 대략 4 스레드까지는 배터리 사용시에도 거의 동등한 성능을 보이지만, 8스레드 이상부터는 성능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 테스트에서 배터리 사용 시의 성능은 전원 연결 시의 성능 대비 92% 가량에 이르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게이밍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3D마크’의 주요 테스트에서, ‘프로아트 P16’에 탑재된 ‘지포스 RTX 4070 랩톱 GPU’는 전반적으로 무난한 성능을 보인다. 사실 프로아트 P16의 지포스 RTX 4070 랩톱 GPU는 그래픽소비전력(TGP)이 최대 105W 설정이라, 데스크톱 PC용이나 좀 더 넉넉한 TGP를 가진 지포스 RTX 4060 제품군 대비 성능이 크게 차이나지는 않는 모습이다. 한편, 배터리 사용시에는 주요 테스트들에서 30% 정도 성능 차이가 나타나며, ‘표준’과 ‘성능’ 모드 간 성능 차이는 10~13% 정도로 나타난다.
최신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스위트를 활용한 사진과 영상 콘텐츠의 작업 성능을 확인하는 ‘UL 프로시온(Procyon)’의 사진, 비디오 편집 테스트에서는 기대 이상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비디오 편집’에서는 내장 그래픽을 사용하는 ‘젠북 S 16’ 대비 강력한 외장 그래픽을 사용한 ‘프로아트 P16’ 쪽이 2.6배 가량 높은 성능을 내는 모습이 나타났다. 한편, 배터리 사용시의 성능은 사진 편집에서 82%, 영상 편집에서는 92%로 나타나 다른 작업보다 상대적으로 배터리 사용에 따른 성능 변화가 적은 모습이었다.
주요 AI 추론 모델의 성능을 확인하는 ‘UL 프로시온’의 ‘AI 컴퓨터 비전’ 테스트에서는 현재 ‘AI PC’의 가능성과 과제를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아직 AMD ‘라이젠 AI 300’ 시리즈 프로세서는 GPU와 NPU 모두 하드웨어의 성능을 잘 살릴 수 있는 ‘네이티브’ 프레임워크 지원 측면이 부족해, 하드웨어의 가능성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다. NPU의 경우 프레임워크 지원 문제로 공개된 모델의 사용에 다소 제약이 느껴지는 모습도 있다.
한편, 지금 당장 AI 기술을 활용하는 데 있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은 ‘엔비디아’의 외장 GPU를 사용하는 것이고, 프로세서나 GPU, NPU를 활용하는 것과 비교해 성능 차이도 명확하다. 프로아트 P16에 탑재된 ‘라데온 890M’ 내장 그래픽과 ‘지포스 RTX 4070 랩톱 GPU’는 당장 ‘윈도ML’ 기반에서도 3배의 성능 차이가 있고, ‘텐서RT’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윈도ML 대비 FP16 연산에서는 22%, 정수 연산에서는 6배 이상의 성능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는 AI 시대 크리에이터를 위한 환경에서 ‘지포스 RTX’와 ‘RTX 스튜디오’의 가치를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일반적인 노트북 PC에서 사용을 위한 모든 것이 갖춰졌다는 점은 ‘편의성’으로 접근할 수 있지만, 이것이 ‘콘텐츠 제작 환경’으로 가면 의미가 다소 달라진다. 전문 크리에이터에 있어 노트북 PC 환경은 ‘언제나 활용할 수 있는 일관적인 작업 환경’이며, 이에 성능과 신뢰성 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와 사운드의 출력에서도 폭넓은 표현력과 정확성이 함께 필요하다. 이러한 부분은 게이밍 노트북들이 채워줄 수 없는 부분이자, 크리에이터 특화 노트북 모델의 차별점이기도 하다.
에이수스의 ‘프로아트 P16’은 일반적인 ‘크리에이터용’ 노트북 PC를 넘어 ‘전문 비주얼 작업을 위한’ 준비까지 갖춘 점이 돋보인다. 특히, 뛰어난 색표현력을 갖춘 16인치 4K OLED 디스플레이와 작업 효율을 높이는 ‘에이수스 다이얼’, 크리에이터의 작업 환경 최적화를 위한 소프트웨어 구성에 이르기까지, ‘프로’급 사용자의 창의적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성을 갖춘 데서 차별화된다. 또한 이런 점은 기본 구성에서도 30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을 설득력 있게 만들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프로아트 P16’은 앞으로의 콘텐츠 제작 환경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높아질 ‘AI 활용’에 대해서도 넓은 선택지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강력한 NPU 성능을 갖춘 최신 프로세서와 고성능 엔비디아 GPU의 조합은 기존의 주요 작업 환경이 어떤 방향으로 업데이트 되더라도 마음 편히 기다릴 수 있는 범용성을 갖췄다. 앞으로의 ‘AI PC’ 시대에 대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작업에 집중하면서 ‘미래 대비’까지 확신 가능한 점도 ‘프로아트 P16’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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